박사방 박사가 40대 중반의 인물로 추정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성착취해 동영상 제작,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박사’ 조주빈 사건, 이른바 ‘n번방’ 사건을 파헤쳤다. 경찰이 조주빈을 검거했지만 피해자들은 의심을 품었다. 그가 진짜 박사의 직원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제작진은 텔레그램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2018년 소라넷이 차단되자 텔레그램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성착취물 사이트였다가 2017년 폐쇄된 AV스눕. 그 계보를 잇겠다며 고담방을 만든 이가 있었다. 그 사람은 ‘감시자’라고 불린다. 그는 일종의 파워블로거 같은 위치에 있었다. 감시자가 후기를 남겨 이용이 급증한 방이 있었다. 그것이 n번방이었다.

추적단 불꽃은 “음란물 공유한 걸 보고 일주일 동안 잠을 못 이뤘다”고 말했다. 이들은 “갓갓이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를 사칭해서 자신이 보내준 링크를 보내 여기로 들어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를 빼내 피해자들을 협박한 것이었다. 갓갓은 1번부터 8번방까지 만들어 피해자들을 착취했다. 갓갓은 텔레그램의 전설같은 존재였다. 그는 자신이 수험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수능 준비를 위해 자리를 비우고 그 자리를 대신한 게 박사였다.

그 은밀한 방에 어떻게 사람들이 찾아간 걸까. 박사방 링크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뿌려졌다. 피해자 사진 몇장만 샘플로 링크에 담겼고 이를 통해 관심 있는 이들이 박사방에 접속하게 됐다. 70만원부터 300만원까지 거래가 됐고, 방이 파기돼 누가 거래를 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제작진이 고액 박사방 이용자를 만났다. 그는 화를 내며 “피디님이 더 피해를 주시는 거다”고 말했다. 그는 “궁금해서 들어가려고 한 것뿐이다. 못 들어갔다. 150만원을 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사는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빼내 협박하기도 했다. 이른바 박제였다. 박사는 수사를 피하기 위해 방을 폭발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용자들은 박사가 방을 다시 열길 기다렸다. 박사는 어떻게 텔레그램으로 여성들을 끌어들였을까.

피해자들 대부분 공황상태였다. 피해의 시작은 SNS 계정 DM이나 댓글이었다. 피해자가 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접근한 가해자들. 제보자는 텔레그램을 처음 이용했고 고객이 말을 걸어왔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내 가슴을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가 그만하겠다고 하니까 보냈던 사진을 전송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유포는 시작됐다. 제보자는 “돈 벌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박사의 직원들은 피해 여성들을 감시하기도 하고 폭행도 일삼았다. 자신들이 한 행위를 사진찍어 다른 여성들에게 보내 협박했다. 전문가는 “진화된 연쇄살인”이라며 박사방의 끔찍한 행위를 비판했다. 조주빈이 박사라면 그는 지난 7개월동안 계속 텔레그램에 접속해야 했다. 이 미스터리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조주빈의 친구는 “검거 전에 너무 태연하더라”며 “저랑 있을 때 휴대폰을 잘 만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따라는 인물이 박사방 공범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박사방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조주빈이 박사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추종자들은 조주빈이 부따처럼 직원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진짜 주동자가 조주빈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박사의 흔적을 파헤치는 것이었다. 진술분석가는 “전형적인 일베 말투다. 그래서 특징이 없다. 누구나 다 쓰기 때문에”라고 했다. 박사방에서 박사는 일베 말투를 썼다. 부따라는 직원은 실제로 박사를 대신해 채팅을 했다. 박사는 자신의 자서전을 남기기도 했다. 자서전에는 한자를 잘 사용해 지식이 어느 정도 있고, 글쓰기를 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박사의 글의 시대배경이 지어낸 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박사는 고등학교때 금융실명제가 실시됐다고 했다. 그러면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연령층으로 볼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조주빈은 박사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범 중에 40대 중반이 있는 걸까. 하지만 경찰은 “평균 나이가 20대였다”며 40대 중반 인물은 없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엄청난 아이입니다. 그냥 20대가 아니에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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