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이 팀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미성년자 등 여성들을 성착취해 동영상 제작,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박사’ 조주빈 사건, 이른바 ‘n번방’ 사건을 파헤쳤다. 경찰이 조주빈을 검거했지만 피해자들은 의심을 품었다. 그가 진짜 박사의 직원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전문가들은 박사가 40대 중반으로 추정했으며 경찰은 조주빈이 그냥 평범한 20대가 아니라고 말했다.

조주빈의 친구는 “제가 세 손가락에 드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조주빈이 성범죄자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편입 준비한다고 저한테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관상도 볼 줄 알고 5만원권을 많이 들고 다녔다”고 전했다. 친구는 “제 생각에는 돈이 1번이었던 거 같다”며 “약간 여성 혐오도 있는 거 같다.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그 이후로 아버지한테 좀 맞으면서 자랐나. 엄마를 좋아하진 않았다”고 했다.

지인은 “부모의 폭력적인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게 가정환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아빠가 되게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폐지 줍고 생계를 꾸렸다. 최소한 조주빈이 중학생 때까지 그랬다”고 밝혔다. 조주빈은 자신이 쓴 글에서 힘들었던 가정 환경을 꺼내기도 했다. 박사 역시 도덕에 대해 글을 남겼다.

전문가는 “도덕이라는 말을 쓴 건 자신이 옳고 그름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조주빈은 학보사 편집국장까지 달며 다수의 기사와 칼럼을 남겼다. 학보사 관계자들은 “박사 자서전 머리말 처음 읽을 때 조주빈 글과 비슷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추측하는 40대 중반 인물은 아닌걸까.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조주빈 친구는 “공부는 잘 못해도 아는 거 많은 친구들이 있지 않나”라고 했고, 피해자는 “목소리가 30대 후반, 40대 초반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조주빈의 목소리는 중년 남성처럼 들리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부장님 말투 같았다. 모르는 사람이면 40대 느낌의 목소리처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친구들 사이에서 조주빈의 별명은 조사장이었다. 목소리가 중후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1월 n번방을 만든 갓갃과 박사가 톡을 나누기도 했다. 갓갓이 장애인을 모욕하자 박사가 화를 냈다. 전문가는 “박사가 장애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했다. 조주빈은 장애가 없지만, 박사는 장애에 대한 글을 썼다. 조주빈이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 감정이 남아있는 걸까. 평소 키 콤플렉스가 컸던 조주빈은 군 전역 후 키 크는 수술을 했다. 그 후로 1년 동안 친구들도 모르게 잠적했다. 조주빈의 수술은 성공했지만 걸음걸이가 불편해졌다.

조주빈 군생활 동기는 “자기가 여자 학생을 유린하다가 군에 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노예로 부렸다고 정확이 말했다. 우스갯소리로 넘겼는데 이 사건이 터지고 나니 놀라웠다”고 전했다. 조주빈의 고백이 사실이면 최소한 20세부터 성착취를 해온 것이다. 피해자들이 박사방의 족쇄를 벗어나지 못한 건 조주빈 개인의 활동이 아닌, 그를 따르는 직원들의 집단적인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박사는 피해자 가족들의 개인정보를 캐냈고 피해자들은 이를 통해 가족들에게 협박할까봐 걱정했다. 주민번호 앞자리만으로 DB를 알아낸 박사. 이는 가능할 걸까. 제작진이 수소문을 한 결과, 흥신소에서는 “얘는 실제 동사무소나 지금 현재 여기에서 근무하는 자다. 100%다”고 확언했다. 제작진의 추리가 맞다면 공무원이 이 사건에 연루될 수 있었다. 공공기관 DB 화면을 박사가 가지고 있었다. 진짜 박사는 한명이 아니라 ‘팀 박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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