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물건들이 대중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문템’이란 용어가 등장했다. 시중에선 이들 아이템이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이 지도자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드러내는 측면에서 연예인에 대한 '팬덤' 현상과 동일하다. 반대로 논란이 된 인물의 패션을 대중이 따라하는 것을 이르는 '블레임 룩' 열기 역시 뜨겁다. 지지와 비난, 극단의 감정이 '통합'을 이루며 2017년 대한민국 사회에 ‘동시패션’ 열풍을 지피고 있다.

 

 

'문템'의 핫 아이템 가운데 하나인 문재인 대통령 안경테는 린드버그의 모르텐 모델이다. 가격은 60만~70만원대로 고가에 속한다. 린드버그는 1986년 론칭된 덴마크의 아이웨어 전문 업체다. 린드버그 안경은 주로 티타늄 소재를 사용,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문 대통령은 6년 이상 린드버그 안경태를 사용해왔다. 둥근 렌즈의 제품을 착용해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제36주기 기념식에서 신었던 낡은 구두는 과거 유시민 작가가 모델로 활동했던 브랜드 아지오 제품이다. 이 브랜드는 청각장애인들이 수제화 제조를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기업체로 알려져 있으나 폐업했다.

대통령 당선 첫 주말을 맞아 담당 기자들과 북악산에 오르며 착용했던 주황색 블랙야크 등산복 재킷은 생산이 중단된 상황이었지만 주문이 쇄도하며 600벌 한정 수량으로 재출시돼 하루 만에 완판됐다. 여야 원내대표 오찬 때 착용했던 멸종 동물 강치(바다사자의 일종)가 새겨진 밝은 주황색 넥타이는 2012년 독도 112주년 주권 선포의 날을 기념해 한 디자인 업체가 ‘독도를 말하다’란 주제로 만든 넥타이다. 5만원대의 ‘독도 강치’ 넥타이는 품절 사태를 빚어 업체 측은 추가 제작하기로 했다.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아이템(일명 ‘정숙템’)들도 인기다. 청와대 관저에 입주한 지 이틀째인 지난 15일 착용한 진달래 빛 원피스를 두고 ‘김정숙 여사 핑크 원피스’ ‘루즈핏 원피스’ ‘영부인 원피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한 베이지 색상의 미들 통굽 펌프스화 역시 화제다. 비슷한 디자인의 펌프스화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해당 제품은 3년 전부터 생산되고 있던 수제화로 가격은 15만원대로 알려졌다.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일본에서 귀국, 입국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자신의 여행용 캐리어를 수행원에게 패스하듯 굴려 전달하면서 갑질 논란과 ‘노 룩 패스(No Look Pass)' 패러디를 양산했다. 당시 문제의 연두색 캐리어는 이탈리아 브랜드 오르넬리 제품으로 사이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0만원 내외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오픈마켓 'G마켓'은 해당 제품을 SNS에 올려 적극 소개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사용했던 소프트립스사의 립밤은 당시 '이재용 립밤'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1개당 1.99달러(약 2339원)에 판매되며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는 해외 직구 상품으로 2개입 1세트가 약 5000원에 팔린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후원했음에도 국내에선 존재감이 미미했던 스포츠 브랜드 언더아머 역시 이 부회장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이자 40년 지기 사이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도 빠질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이 들고 다녔던 2012년판 빌로밀로(2008년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 고영태가 론칭한 가방브랜드) 가방, 최순실의 70만원대 이틸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 구두도 대중의 주목을 한껏 받았다.

사진= 청와대 제공, YTN 연합뉴스TV 영상캡처, G마켓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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