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지팡이 대신 권총을 잡았다. '건즈 아킴보'에서 그는 다소 겁은 많아졌지만, 여전한 정의감을 보였다. 강렬한 쾌감의 슈팅 액션 속에 코믹함을 녹여낸 시너지를 발휘하며 오락영화의 맛을 살렸다. 하지만 오락영화 특유의 예측가능 전개와 무적의 주인공은 영화의 긴장감에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 1PICK : 키보드 워리어들, 손가락 함부로 놀리지 마라! 

'건즈 아킴보'는 키보드 워리어인 찌질남 마일즈(다니엘 래드클리프)가 강제적으로 양 손에 총이 박힌 채, 목숨을 건 킬링배틀에 참여하게 되는 이야기다. 현실에서는 상사에게 찍소리도 못하는 소심하고 겁많은 주인공은 인터넷에서 만큼은 정의감 넘치고 거침없는 욕도 퍼붓는다.

그리고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 진짜 목숨을 건 게임 스키즘을 운영하는 조직에게 IP추적을 당하고, 강제로 양 손에 권총이 박히게 된다. 옷도 못 입고, 소변도 제대로 못보는 우스꽝스러운 상황 연출은 손가락을 함부로 놀리면 어떻게 되는지 유머를 담은 풍자로 표현한다. 악성 댓글, 자극적 콘텐츠 같은 인터넷 문화 속 문제들을 담아내 현실 키보드 워리어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린다.

# 2PICK : 타격감 UP, 코믹 액션 영화

영화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는 분명 '해리포터' 이미지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변신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찌질한 소심남 마일즈 캐릭터를 연기하며 제대로 망가지며 코믹 연기도 훌륭한 배우임을 입증했다. 각종 몸개그와 입담으로 적이자 파트너 닉스(사마라 위빙)과의 요상한(?) 케미도 제대로 폭발시킨다. 

연출도 인상적이다. FPS 슈팅게임을 보는 듯한 총격신은 감칠맛나는 타격감을 선사하며 액션영화로의 본분을 다한다. 다양한 시점과 구도의 카메라, 영화와 게임을 넘나드는 이미지는 액션영화팬과 게임팬 모두를 만족시킬 것 같다. 

# 3PICK : 가벼워서 좋거나 불편하거나

'건즈 아킴보'는 스릴 넘치는 추격과 타격감 충만한 액션으로 경쾌한 오락액션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는 마일즈와 닉스의 리얼 배틀, 스키즘 게임을 운영하는 조직과의 대결 구도로 구성된다. 스키즘은 실제 두 사람이 총구를 겨누고 살인을 저지르는 생존게임이다. 게다가 악의 세력인 조직에서 벗어나려면 총질과 살인은 필수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영화가 무거울 필요는 없다. 가볍게 즐기며 볼 수 있도록 만든 영화기에 당연한 일이다. 다만 총싸움을 소재로 한 장르를 내걸었다 할지라도 영화 속 인물들이 살인을 보고 즐기는 모습은 다소 불편함이 생긴다. 물론 감독이 의도적으로 그런 장면으로 거부감을 유발, 자극적 콘텐츠가 남발하는 현실에 강한 경각심을 주려던 것이었다면 대성공이다. 러닝타임 1시간37분, 청소년관람불가, 4월15일 개봉.

사진=영화 '건즈 아킴보'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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