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이 미덕이 되는 요즘은 여행도, 꽃구경도 다 집에서 기분 낼 방법을 찾아봐야 할 일이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 나온 구석구석 서울 명소의 풍경과 의미를 되짚어보며 보다 스마트하게 즐길 수 있는 서울관광을 소개한다. 드라마와 영화도 감상하고 그 속에 담긴 아름다운 장소를 눈여겨보며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 정릉 - 달콤쌉싸름한 첫사랑의 기억, 영화 ‘건축학개론’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승민(엄태웅, 이제훈)과 서연(한가인, 수지)은 건축학개론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내준 동네 풍경 관찰하기 과제를 위해 각자 정릉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된다. 

영화 속 정릉은 풋풋했던 대학생 시절의 추억의 공간이자, 첫사랑을 떠나보낸 아련함이 깃든 곳이다. 영화 속에서 교수님이 서연에게 “정릉이 누구 능이야”라고 묻는데, 서연이 “정조? 정종? 정약용?”을 읊으며 답을 고민하는 코믹한 장면이 나온다. 정답은 태조 이성계의 계비인 신덕왕후의 능이다. 

좁은 골목을 따라 얕은 언덕길을 오르면 정릉이 나타난다. 정릉에 들어서면 홍살문부터 정자각까지 소박한 풍경이 펼쳐진다. 북한산을 타고 온 맑은 계곡과 우거진 숲이 어우러진 정릉의 산책로는 근심과 걱정을 잠시 잊고 편안히 걷기 좋다.

# 녹사평역 일대 – 청춘들의 ‘힙’한 반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얼마전 종영한 웹툰 원작의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현재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 넷플릭스 서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로 꼽힐 만큼 한류 확산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녹사평역 육교에는 평일에도 많은 외국인이 찾는다. 

무심히 지나다니는 일상 속 장소였던 육교가 드라마 속 의미있는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와 한류 트렌드를 반영하는 장소로 거듭났다. 육교에 올라서면 해방촌과 이태원을 가로질러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사평대로의 풍경이 펼쳐진다. 수많은 자동차가 도로를 따라 쉴새 없이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오늘 하루도 수고한 나의 일상에 스스로 위로의 말을 건네게 된다. 

육교를 지나 이태원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드라마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가 동료들과 함께 운영하던 술집 단밤이 나타난다. 촬영이 끝난 지금은 내부 공사 중이라 비어있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다시 찾는다면 새단장한 단밤을 즐길 수 있지 않을 것이다. 이태원의 중심가로 연결되는 길목에 있는 만큼 이태원의 정취를 느끼기도 좋다.

# 약현성당 – 다혈질 카톨릭 사제와 형사의 공조 수사, 드라마 ‘열혈사제’

2019년 상반기 최고 화제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SBS드라마 '열혈사제'의 주인공 김해일(김남길)은 여수에서 사고를 치고 서울로 올라와 구담성당에서 사제 생활을 이어간다. 극 중 구담성당은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성당인 중림동 약현성당에서 촬영됐다. 

조선 후기 한반도에 들어온 천주교는 포교 과정에서 기해박해와 병인박해로 수많은 순교자를 낳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박해를 겪던 천주교는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 체결되고 선교활동이 보장되면서 교세가 확장, 신도 수가 늘어나면서 약현성당을 세웠다. 

약현(藥峴)이라는 이름은 약재가 거래되던 서대문 밖 언덕을 말하는 지명에서 따왔다 한다. 붉은 벽돌을 쌓고 뾰족한 첨탑을 세웠으나 지붕이 높지 않고 내부 창도 크게 낸 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절충된 건축으로 평가받는다. 

성당 내부는 화려한 장식이나 웅장한 규모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영롱한 빛이 더욱 성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성당에서 정문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 작고 아담한 숲길이지만 아늑함이 스며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간여행지

그1956년부터 60년간 커피를 팔고있는 대학로 학림다방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과거 1970~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또한 영화 '하녀'를 통해 소개된 성북동 한약방 수연산방도 있다. 국민 예능 MBC '무한도전'에서도 한국사 수업을 받는 장면에 수연산방의 아늑한 방이 등장한 바 있다. 수연산방(壽硯山房)은 ‘문인이 모이는 산속의 집’이라는 뜻으로 소설가 상허 이태준 선생이 13년간 집필 활동에 몰두했던 가옥이다. 고즈넉한 한옥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제격이다.

1956년부터 60년간 커피를 팔고있는 대학로 학림다방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과거 1970~8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외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덕성여고 돌담길, '식샤를 합시다2'에 등장한 안산 봉수대, 한국의 '라라랜드' 낙산공원 등도 꾸준한 인기 명소다. 

# 서울관광 온라인 방송 – 다채로운 영상으로 보는 서울 구석구석 ‘VisitSeoul TV’

드라마와 영화 외에 서울 구석구석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채널이 있다. 서울관광재단에서 지난해 4월 개국한 유튜브 방송 ‘VisitSeoul TV’다. 

서울의 명소 소개부터 각종 축제 영상과 국내외 크리에이터들이 제작한 서울 영상, BTS 등 한류 스타 영상까지 서울과 관련한 다채로운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8K로 만나는 서울의 도심과 야경, VR로 보는 명소까지 최신 기술을 반영한 고품질의 콘텐츠도 다양하다. 

사진=각 영화·드라마 포스터 / 서울관광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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