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불편을 감수하자, 나는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자유,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여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가능성, 1시간 후의 일부터 10년 뒤의 일까지 나 하나만 생각하고 계획하면 되는 간편함을 얻었다.”(‘혼자서 완전하게’ 프롤로그 중)

1인가구가 대세인 세상이다. 일찌감치 나홀로족들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일본 도쿄, 무서운 속도로 늘어가는 서울의 두 싱글남녀가 혼자의 삶을 담아낸 책을 나란히 건넸다.

 

 

‘도쿄 일인 생활: 부엌과 나’(마음산책 펴냄)은 2010년부터 도쿄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오토나쿨(필명)이 자신의 자취생활 팁을 설명한 책이다.

그는 집안 10개의 행주 용도가 다 다르다. 행주를 매일 빨고, 또 매주 삶는 정성을 마다하지 않는다. 저자는 생활을 모듈화해서 규칙을 만들 것을 강조한다. 정말 소소해 보이지만 이런 나름의 규칙이 삶의 결을 다르게 만듦을 보여준다. 자취생의 고민인 ‘한 사람이 요리해서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에 대한 설명부터 냉장고 채우는 법, 채소 보관법, 미리 만들어놓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 레시피가 가득 담겨 있다. 작은 변화가 만드는 일상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오토나쿨은 2015년부터 독립출판물인 ‘도쿄일인생활-여름’ ‘도쿄일인생활- 가을, 겨울’ ‘도쿄일인생활-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 일인 레시피 북 시리즈를 냈다. 마음산책 펴냄. 1만2500원.

 

 

‘혼자서 완전하게: 더도 덜도 없는 딱 1인분의 삶’은 칼럼니스트 이숙명의 ‘혼자론’이다. 저자는 숱한 사람들과의 관계망이 끈끈하고 방대할수록 좋은 사람, 멋진 인생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인식에 딴지를 건다. 혼자라는 사실 자체보다 그런 착각들이 우리를 외롭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를 정말로 성장시키는 것은 불편한 행복이 아니라 ‘외로운 자유’임을 강조하면서 미래의 행복을 위해 거치는 순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전하고 가치 있는 ‘혼자만의 시간’들에 찬사를 보낸다. 저자는 혼자라 외롭고, 슬프고, 기쁘고, 가능했던 날들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이를 통해 발견한 ‘혼자 잘 살고, 잘 놀고, 잘 여행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담백하고 유쾌하게 담아낸다.

25년차 프로 독거인인 이숙명 작가는 영화·패션지 기자로 일했고 현재 프리랜스 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어쨌거나 뉴욕’ ‘디어 미’ ‘패션으로 영화읽기’를 출간했다. 북라이프 펴냄.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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