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블로그를 시작한지 9년, 그 사이 인스타그램을 거쳐 약 2년 전부터는 유튜브를 통해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새 이상민이라는 본명보다 ‘아우라M’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알려진 그가 그간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원래 제가 미대를 나왔어요. 그 당시 블로그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유행이라 처음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죠.”

미대 디자인과에 재학했던 아우라M. 그는 블로그에 어떤 글을 올릴지 고민하던 중 여드름이 많은 피부타입 때문에 중학생때부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때부터 블로그에 화장품 정보를 올리기 시작했고, 이른바 ‘파워 블로거’로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후 마케팅에 관심이 생겨 잡지사에서 마케터로 취직한 아우라M은 유명 브랜드의 쇼핑몰 호스트로 이직을 했다가 결국 일을 그만두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것을 택했다. 이런 선택은 ‘아우라M’이라는 브랜드를 향한 그의 열정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제약이 많았고, 이대로 가다간 ‘아우라M’이 사라질 것 같았다고. 그래서 퇴사를 택한 그는 마침 각광받고 있던 플랫폼인 유튜브에 ‘아우라M’의 새 둥지를 틀었다.

“쇼핑호스트를 그만 둔 게 저한테 있어서 가장 큰 결정이었어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대기업이고 아들이 TV에 나오니까 좋아하셨거든요. 그런데 그만둔다고 말하려고 하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저를 믿어주시고 지지해 주셨어요.”

아우라M이 인플루언서이자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는 “벤치마킹을 할 곳이 없었다”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아우라M은 “뷰티 블로거로 활동했을 때 전국에 남자 크리에이터가 3명이었다. 그 중에서도 또래는 저밖에 없더라. 참고할 게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도 제가 미대라서 디자인 쪽 감각이 있다 보니 관심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때는 인플루언서가 없었어요. 운이 좋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결국 제가 좋아하는 걸 계속 꾸준히 한다면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긴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자신이 추천한 제품을 믿고 구매한 후 “아깝지 않았다”,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는 아우라M은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시간과 금전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으로서 겪는 힘듦을 전하기도 했다.

“가끔 회의감이 들 때는, 예전에는 욕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부모님 욕도 많이 하더라고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욕을 듣고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죠. 그래도 요즘은 악플러한테도 답글을 달고 있어요.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감사하고 있어요. 악플러들도 제가 친절히 답글을 달면 미안했는지 180도 태도가 바뀌더라고요.”

‘그루밍족’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기 전과는 달리 현재 다양한 남성 뷰티크리에이터가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우라M은 다른 남선 뷰티크리에이터와는 다른 자신만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남성향”이라는 특징을 꼽았다.

“그분들 비하 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 구독자가 많은 남성 뷰티크리에이터 분들은 여자 메이크업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처럼 100% 남성향은 아직 얼마 없더라고요. 또 제가 예전부터 활동하면서 제품을 써왔던 것도 있고, 책을 출판한 적도 있어서 이론적으로 설명할게 많아요. 누가 보면 ‘너무 설명충이다’, ‘진지하다’ 할 수 있지만, 그게 제 장점인 것 같아요. 큰 재미는 없어도 잔잔하면서 이론을 짚어주는 걸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니까요.”

특히 아우라M은 뷰티 뿐만아니라 패션 팁을 전수하는 콘텐츠도 함께 만들고 있다. 원래 패션에 크게 관심이 있지는 않다는 그는 “인스타그램에 일상을 올리다 보니 옷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 그래서 옷을 올리게 됐다”며 “제 키가 평균이다. 그래서 많은 남성분들이 잘 보시는 것 같다. 키가 너무 컸으면 거부감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평균이니까 친근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인기 비결을 밝혔다.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아우라M의 목표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다. 단순히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아우라M’ 자체를 브랜드화 하고 싶다고. 아우라M은 “저는 유튜브만 하지 않는다. 강의도 나가고 쇼핑몰 게스트로도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튜브만 할 생각은 없다”고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플랫폼에도 유행이 있다는 걸 직접 겪어봐서 잘 알거든요. 지금은 유튜브가 대세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특정 플랫폼보다는 '아우라M'이라는 브랜드를 잘 이끌어 가고 싶어요. 아우라M이라는 제품을 낼 수도 있고, 사이트가 될 수도 있죠. 그리고 최종 목표는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이 화장한다는 것을 거리낌 없이 밝힐 때까지 열심히 일 하는 거예요. 그때까지도 이 일을 하고 있으면 뿌듯하지 않을까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최은희 기자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