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서치 아웃’은 SNS의 순기능보다 폐해를 다룬다. n번방 사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SNS로 인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 가운데, ‘서치 아웃’이 다시 한번 SNS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허가윤 역시 이 영화를 통해 온라인, 인터넷 세상 그리고 자신의 일상에 대해 조금이나마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요즘 SNS를 많이 하지 않아요. 친구들이 남자친구와 헤어져 SNS를 멀리하는 것처럼 저도 그런 느낌으로 SNS를 대하고 있어요. 이 영화를 찍기 전까지 DM의 존재 자체를 몰랐죠. ‘서치 아웃’을 찍으면서 DM의 위험성을 깨닫고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모두가 SNS를 하니 저도 안 할 수 없게 되더라고요. 포미닛 활동할 때 앨범 홍보도 하고 저도 홍보하고.. 카카오톡도 늦게 시작했어요. 제가 싫다고 안할 수 없는게, SNS가 팬들과의 유일한 소통 창구잖아요. SNS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제 일상을 팬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가수 시절 7년동안 쉴 기회가 없었어요. 여유로울 때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포미닛 (전)지윤, (권)소현과 만나서 연기 이야기를 하면 이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하게 되고요. 예전에는 포미닛 앨범 이야기만 했는데 요즘은 연기 이야기를 해요. ‘얘가 이런 면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포미닛 활동할 때는 24시간 붙어있어서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없었는데 서로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활동하다보니 다양한 면들이 보이게 되더라고요.”

허가윤에게 ‘아이돌 배우’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닌다. 이는 모든 아이돌 배우가 그럴 것이다. 허가윤은 배우로서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일단 포미닛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 그 말 한 마디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배우라는 직업에 집중하고 있는지 깨닫게 해준다.

“포미닛, 아이돌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어나는 게 저의 가장 큰 숙제예요. 아이돌 배우라서 득이 되는 부분도 있고 실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죠. 제가 포미닛 메인보컬이었는데 당분간은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으려고요. 그만큼 저는 지금 연기에 집중하고 싶어요. 가수가 아닌 연기하는 배우로 알려지고 싶은 거죠. 많은 분들이 ‘쟤도 좀 연기하네’라고 평가할 정도만 됐으면 좋겠어요. 팬들은 제가 노래를 하지 않아 아쉬울 수 있지만, 배우로서 인정받은 다음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저는 포미닛 때부터 배우에 대한 의지가 강했어요. 하지만 메인보컬이다보니 공연할 때마다 제가 빠지면 안됐어요. 가수로 활동을 오래했기 때문에 기존에 제가 가지고 있던 걸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건 어려웠어요. 대중은 제가 배우로 전향해도 포미닛의 허가윤으로 보실 수 있으니까요. 그 간극을 없애는 게 숙제예요. 아이돌 배우라고 해서 큰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마약왕’ 때도 우민호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하고 나서 제가 포미닛 멤버인 줄 아셨어요.”

허가윤은 포미닛 시절부터 배우가 되고 싶어했다. 지금은 노래를 부를 때가 아니라지만, 마음 한켠에 노래를 품어두고 있다. 자신을 연기 신생아라고 칭하는 허가윤은 ‘서치 아웃’을 통해 단역, 조연에서 벗어나 주연으로 거듭났다. 앞으로 주연 자리를 계속 맡을 수 있을지 본인 스스로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모습에서 배우로 대성할 가능성이 엿보였다. 허가윤에게 연기하는 배우는 인생 그 자체가 됐다.

“저는 배우로서 항상 의외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 사람 허가윤 아니야? 의외다!’하는 반응을 받고 싶죠. 저 스스로 장점을 말하기 쑥스러운데, 저는 이해력이 빠른 거 같아요. 어릴 때부터 연예계에서 많은 경험을 했잖아요. 그래서 성격도 천차만별이에요. 눈치를 보며 상황에 맞게 카멜레온처럼 저를 바꿔가요. 그게 연기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했던 역할은 다 똑부러지고 할 말 다하는 인물이었어요. 지금과 반대되는 이미지의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순수하고 여성스러운 전문직 여성. 그런데 제가 몸 쓰는 걸 좋아해서 경찰도 해보는 것도 상상해요.(웃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제 역할은 좋은 작품으로 대중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새각해요. 올해는 최대한 연기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뜬금포 역할로요. ‘서치 아웃’은 배우로서 큰 경험이 된 영화였죠. 어쩌다보니 영화만 계속 했는데, 앞으론 브라운관에서도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어요.”

사진=디엔와이, 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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