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보결에게 tvN ‘하이바이,마마!’는 연기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프로듀사’ ‘도깨비’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고백부부’ ‘마더’ ‘아스달 연대기’ 등에 거쳐 처음으로 스리톱 주연을 맡게 됐고 해보지 않은 엄마 역할도 하게 됐다. 그에게 ‘하바마’는 낯설게 다가왔지만 드라마가 주는 기운에, 고보결은 서서히 녹아들어갔다. 김태희, 이규형 등 쟁쟁한 배우들 속에서도 고보결의 존재가 빛이 났다.

‘하바마’ 대본 리딩 때까지 고보결은 이 작품에 캐스팅되지 않았다. 정말 막판에 오민정 역으로 참여하게 됐다. 고보결에겐 많은 과제가 주어졌다. 빠르게 드라마를 이해해야 했으며 엄마의 마음을 알아가야 했다. 운명처럼 만난 오민정은 고보결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인물이었다.

“저한테 ‘하바마’는 의미가 큰 작품이었어요. 드라마 주연이라는 큰 역할을 맡기도 했고 대단한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기회였죠. 드라마가 끝났지만 아직도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어요. 이 드라마를 통해 가족,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고백부부’에 이어 권혜주 작가님과 작업하게 된 것도 놀라웠고 영광스러웠습니다. 시청자분들도 드라마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오민정 역을 맡게 됐을 때 엄마라는 설정이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제가 엄마 연기를 해본 적도 없고 현실에서 엄마도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아이를 낳아본 적은 없지만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오민정을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현실의 저와 오민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서요.”

‘하바마’는 모성애의 위대함을 이야기한다. 고보결과 자신의 부모님에게서 그 위대함을 느꼈다. 오민정은 멀리 있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부모님 말이다. 고보결에게 부모님의 조언, 행동 하나하나는 오민정의 피와 살을 만드는 재료가 됐다.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알아보려고 유튜브 채널, 책 등을 찾아봤죠. 실제로 오민정도 책과 동영상으로 엄마 공부를 했을 것 같았어요. 아이를 대하는 것부터 훈육하는 방법까지 조금씩 알아갔죠. 무엇보다 부모님의 도움이 컸어요. 대본을 보여드리지 않아도 드라마의 감정선을 꿰뚫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죠. 부성애, 모성애에 대해 이야기하시면서 눈가가 촉촉해지셨는데 ‘이게 엄마, 아빠 마음이구나’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그 마음을 오민정한테 녹여내고 싶었어요.”

“민정에게 감정이입하는 건 쉽지 않았어요. 제가 거의 마지막에 캐스팅돼서 시간이 얼마 없었죠. 짧은 시간 동안 민정의 마음에 집중했어요. 초반에 제 대사가 거의 없었고 대부분 표정과 상태, 분위기로 민정을 만들어내야 했어요.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왜 민정이가 말을 아끼게 됐고 사람들을 피하는지, 저 나름대로 일기를 쓰면서 과거사를 그려나갔죠.”

고보결은 ‘하바마’를 통해 좋은 가족을 만났다. 김태희, 이규형, 그리고 아역배우 서우진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들의 밝은 에너지, 연기에 대한 열정을 몸소 느낀 고보결이 배우들과 함께 호흡했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고보결의 얼굴에 미소가 만연했다.

“서우 역의 서우진 군은 촬영장에서 에너지가 넘치고 애교도 참 많았죠. 처음 만났을 땐 수줍어하고 눈도 잘 못 마주쳐서 ‘조용한 아이구나’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180도 달라지더라고요.(웃음) 진짜 상남자예요. 본인도 헐크가 되고 싶다고. 한번은 ‘보결아!’ ‘오민정이 NG냈어? 오민정!’이라고 해서 순수해보였고 그만큼 친해진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제가 우진 군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프로였거든요. 자신이 남자지만 여자애 연기를 하는 걸 잘 아는 프로. 처음에 사과머리를 했는데 본인이 마음에 안들어 양갈래 머리를 선택할 정도였으니까요.”

“이규형 선배님은 재치있고 유머러스하세요. 촬영장에 오시면 분위기가 좋아져요. 스태프, 동료 배우들 모두들 잘 챙겨주시고, 특히 우진 군과 몸으로 잘 놀아주셨죠. 김태희 선배님도 마찬가지셨어요. 제가 놀란 건 김태희 선배님이 진심을 이끌어내려고 최선을 다해 연기하시는 거였어요. 캐릭터에 몰입하시는 능력을 닮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리고 정말 천사세요. 말투, 태도 모두 상대를 존중하고 계시다는 게 느껴졌어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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