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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제가 혼자 다녀왔습니다 ② 강추 팁투어

프라하에 다녀왔습니다! 혼자. 

 

1. 유연석을 찾던 그녀 

잠깐의 외국여행을 가도 꼭 한국음식을 먹어야 하는 탓에(^^) 숙소는 한인민박으로 잡았다. 다들 "프라하에 혼자 가느냐"고 할 때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민박 투숙객들의 말을 들어보니 생각보다 데미지가 큰 듯했다.

"아, 진짜 남자 사귀고 싶다!(절규)", "여길 혼자 오는 게 아니었어요(후회)", "다음엔 남자친구와 같이 오려고요. 남자친구요? 사귀면 되죠.(다급)"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반응은 "나의 유연석을 찾으러 왔어요." 무슨 말인가 했는데, 프라하에서 촬영한 유연석 주연영화 '뷰티인사이드'를 감명깊게 본 분이었다. '뷰티인사이드' 스틸컷을 인쇄해 품고 온 그녀. 아, 불길한데….

 

종잡을 수 없는 프라하 날씨. 같은 날 같은 장소. (구시가광장)

2. 귀차니스트를 위한 팁투어 

저녁에 도착해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오늘 일정은 프라하 팁 투어. 여행을 가고싶은 마음은 엄청나면서 준비는 늘 귀찮다. 매번 여행마다 항공권과 숙소만 준비할 뿐, 다른 준비는 미뤄놓는 편인데, 현지 여행사의 투어는 빠른 시간 내에 핵심 코스와 역사까지 알 수 있는 '강추' 상품이다.

프라하의 경우 다른 여행지와 달리 '팁 투어'가 활성화돼 있다. 프라하 팁 투어는 별도의 요금을 정해두지 않고, 투어를 마친 후 고객이 내고 싶은만큼 '팁'으로 요금을 내는 것을 말한다. 오전, 오후 코스로 나뉘어져 있으며 하나만 들어도 된다. 내 경우는 하루종일 듣는 게 낫겠다 싶어서 오전, 오후 모두 들을 수 있는 프리투어를 신청했다. 네이버 카페를 통해 신청했다. 

팁투어 모임 장소는 바츨라프 광장의 빨간 전차카페. 그런데 비수기이기 때문인지 팁투어 신청인이 나 포함 세 명이다. 

세 명… 나와 신혼부부.

다정한 커플을 따라다니는 눈물의 투어를 상상했는데, 다행히도(?) 아내 분의 첫마디는 "저도 혼자 오고 싶었는데 이 사람이 따라왔어요!"였다. 또래인 덕분에 유쾌한 소규모 투어를 즐길 수 있었다. 

프리투어의 코스는 바츨라프 광장에서 시작해 구시가지광장, 카를교, 존레논벽, 프라하성 등으로 이어진다. 프라하의 핵심 코스를 모두 가볼 수 있는 구간이다. 가이드의 쉽고 재밌는 설명으로 프라하에 대한 이해를 간단히 높일 수 있고 맛집, 배경이 예쁜 포토존들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또, 걷다가 문득 드는 궁금증들을 바로바로 해결 가능하다. 2박3일 정도의 짧은 일정이라면 '강추'하고, 나처럼 일주일 동안 프라하에 머무르는 경우라도 팁투어를 통해 대략의 코스를 익히고 시작하는 게 좋을 듯싶다. 가격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 우중충룩...^^ 남는 건 사진이다. 밝은 옷을 갖고 오길 추천한다.

3. 남는건 사진뿐 

프라하에 온 한국 관광객들을 구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화사하고 얇은 옷을 입고 있으면 100%. 여행을 간 4월 말에도 초겨울 날씨였으니 코트와 니트 같은 겨울옷을 입고 간 건 탁월한 선택이었지만 사진 면에서는 최악이었다.

프라하의 최고의 포토존은 역시 프라하성이다. 다들 예쁘고 화사한 옷으로 붉은 지붕 등 시내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검은 코트와 어두운 니트는 우중충할 뿐이었다. 특히나 아웅다웅하면서도 즐겁게 여행하는 신혼부부 분들의 화사한 사진촬영을 보고 있자니 남는 건 후회만이. 다시한번 강조한다. 밝은 옷 추천☆ 

 

전세계 사람들이 쓰고 지우는 존 레논 벽.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에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한국인들의 메시지가 쓰였다고 한다.

4. 민주화의 성지 

팁투어를 통해 알게 된 사실. 세계사 '알못'에겐 그저 '동화같은 예쁜 곳'이었지만, 사실 프라하는 계속해 권력에 저항해온 도시다. 바츨라프광장에선 소련군에 맞서 시민들이 싸운 민주화운동 '프라하의 봄'이 일어났고, 구시가광장 큰 동상의 주인공인 얀 후스는 마틴 루터보다 먼저 종교를 개혁하려 했던 인물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걸었지만, 사실은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스며든 곳이었다. 알고 여행하는 것과 모르고 여행하는 건 천지 차이. 그렇게 프라하는 내게 낭만만큼이나 피 땀 눈물로 기억되는 도시가 됐다. 

 

사진=영화 '뷰티인사이드' 스틸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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