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럽 축구가 여전히 올스톱된 상황에서, 프랑스 리그앙이 먼저 ‘리그 조기 종료’라는 칼을 빼 들었다. 지금부터 유럽 축구 리그의 눈치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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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한국시각) 프랑스 리그앙의 우승팀이 정해졌다. 바로 리그 1위를 달리던 파리 생제르맹(PSG)이다. 파리 생제르맹과 2위 마르세유는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권을 따냈고, 3위 스타드 렌은 챔피언스리그 최종 예선을 치르게 됐다. 하지만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 리옹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리그 조기 종료로 인한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리그앙에 앞서 네덜란드 에레디비시에도 리그를 조기 종료 시켰다. 1위는 아약스와 AZ 알크마르였지만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우승팀을 정하지 않았다. 이에 프랑스 리그앙처럼 우승팀, 강등팀, 승격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5월 25일까지 각 국가 리그의 재개, 종료 여부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프랑스를 예로 들면, 9월까지 스포츠 경기 등 각종 행사를 치르지 못한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여파가 식지 않고 있고 매일 수백 수천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은 개인 훈련부터 차근차근 훈련 진행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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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은 코로나19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중계권료를 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고, 조기 종료를 하지 않고 리그 재개, 종료 여부를 질질 끌면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할 구단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우승팀과 강등, 승격팀을 정하는 것이다.

리버풀은 1992년 EPL 창설 이후 처음으로 리그 우승 트로피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이를 막고 있다. 리버풀이 리그 재개 또는 종료를 원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만약 우승팀 없이 조기 종료된다면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각 국가 리그 내에선 리그 재, 연기, 조기 종료 등 서로 다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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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앙과 에레디비시에가 조기 종료라는 강수를 두면서 유럽 리그의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한국은 5월 8일부터 K리그1이 개막한다. 이는 한국이 코로나19에 잘 대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여전히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체코 리그가 25일 재개를 선언했지만, 불안함이 커지는 건 사실이다. 쉽게 리그를 재개할 수도 리그를 조기 종료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기 종료하는 리그, 재개하는 리그, 뭐 하나 통일되지 않아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일정도 짜기 어려워졌다. UEFA가 25일까지 재개, 종료 여부를 보고하라고 한 것도 차후 일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현 상황을 보면, 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세리에A 등은 조기 종료하는 게 나아보인다.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모두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초반보단 괜찮아졌어도 올해 안에 코로나19를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5월, 유럽 모든 리그가 마무리된다. 각 국가 리그가 이익과 피해를 계산하며 재개, 조기 종료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의 눈치게임이 현명한 방법에 다다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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