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제가 어떤 배우라고 정의할 수는 없는 거 같아요. 현장에서 몸을 던졌던 순간들이 많아요. 머리에 계산된 연기가 아니였기 때문에 영상으로 보면서 ‘내가 이 연기를 했을때 이런 얼굴이 나오는구나’ 느꼈어요. 진술서를 쓸 때라던지, 민희를 밀치고 화장실가서 손을 닦을 때라던지. 그 순간에 지수로서 느껴지는대로 했던 거 같아요. 본능적인 연기도 많이 나왔어요. 뭔가 나같지 않다는 느낌도 받았고 낯설기도 했어요”

‘인간수업’이 날카로운 사회의식 만큼이나 호평을 받은 부분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특히 김동희의 경우 ‘SKY캐슬’, ‘이태원클라쓰’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또다른 얼굴을 그려내는데 성공했다. 심약한 고등학생인 동시에 현실의 압박에 점점 이성을 잃고 폭주하는 과정을 유려하게 표현해냈다. 그럼에도 불구, 김동희는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 “부족함밖에 안 보여요”라고 말했다.

“(스스로의 연기를) 보면서 생각이 많았어요. 부족함이 많이 느껴졌고, 연기하는 캐릭터들이 비슷한 것도 있어요. 이중적인 모습을 빼면 모범생이고 성실하고 친구들한테 말할때 순수해보이잖아요. ‘SKY캐슬’ 서준이랑도 결 하나 정도는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서 최대한 서준이를 연기할때 어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어요. 그게 잘 됐는지는 모르겠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직까지 부족함만 보입니다”

학생 연기와 유난히 인연이 깊어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웹드라마 ‘에이틴’부터, ‘인간수업’까지 모두 교복을 입는 장면이 등장했기 때문. 김동희는 “저랑은 사연이 많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교복은 앞으로 입을 수 있을 때까지는 쭉 입고 싶어요. 학생 역할을 한다고 해서 거부감은 없어요. 최근에 든 생각이지만 저는 연기를 오래하고 싶고, 오래하는 게 목표고, 평생 연기를 할 건데 교복을 입을 수 있을때 마음껏 입자 싶더라고요. 교복을 입으면 입을 수록 학생 때의 나를 많이 보는 거 같아요. ‘에이틴’같은 경우에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사소한 감정이 오가는 부분, ‘SKY캐슬'은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와 벽 그렇게 다 하나씩 공감 요소들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 배우 김동희의 생기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2018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사실 김동희에게 학교라는 울타리가 그리 멀지만도 않을 터. 김동희는 “고등학교때 3년 연속 열정이라는 말이 들어갔었어요”라며 “기억에 남는건 1학년땐 고집이었는데, 3학년때는 소신으로 바뀌었어요. 학교가 즐거웠어요. 고등학교때는 항상 연습실에 마지막까지 있었어요”라고 자신의 학창시절을 전했다.

흥행 타율이 유난히 좋았던 김동희는 작품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스스로는 “제가 안목이 좋아서 그런건 아니에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웹드부터 TV드라마, 넷플릭스까지 단 한번도 실패없이 꽃길을 걸어온 경우는 흔치 않았다.

“딱 한 가지는 뭔가 느낌이 왔던 거 같아요. 작품들을 보고 무조건 하고 싶다, 성패를 떠나서 부딪혀 봐야겠다는 생각들이 다 있었어요. ‘내가 무조건 하고 싶다’ 이런 욕심이 많았던 걸 할 수 있게 돼서 촉이 있게 됐던 거 같아요”

지난해 촬영한 ‘인간수업’이 드디어 공개됐고, ‘이태원 클라쓰’ 종영 이후에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김동희.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는 “정말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에 대한 생각은 뚜렷했다.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로코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제가 했던 캐릭터들이 내면적으로 담아두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래서 표현의 폭이 넓은 쪽은 아니였기 때문에 ,정말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지수처럼 감정적으로 딥한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요. 오래 연기하는게 목표고, 그럴 거기 때문에 부족하더라도 혹평을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캐릭터들을 겪고 성장하고 싶습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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