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양하다고 생각해요. 선택과 책임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범죄는 자신의 선택이고 그걸 본인들이 책임지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인간수업'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정말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이 청소년 범죄에 대한 사회의 경종을 다시 한번 울렸다. 성착취물 영상으로 이익을 취한 텔레그램 n번방 사태에 미성년자들이 연루돼 있다는 점이 밝혀지며 사회에 공분을 안긴 가운데, 공교롭게 ‘인간수업’이 공개되며 눈길을 끈 것. 사회 이슈와 맞물리며 작품이 안는 부담감도 커졌다. 특정 사건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현실과의 기시감으로 자칫 잘못된 해석이 나올까 우려도 있었기 때문.

이 중에서도 김동희는 모바일 앱을 통해 실질적 ‘포주’ 역할을 하는 고등학생 지수 역을 맡았다. 학교에서는 큰 말썽 한번없는 데다, 성적도 좋은 모범생이었던 그가 익명성의 세계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 범죄를 생계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지수를 연기하다는게 배우로서도 부담이 적지 않은 부분이었다.

“감독님과 마지막 미팅때 들은 이야기였던 거 같아요. 누군가는 꼭 해야 될 이야기인 거 같고, 그걸 우리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배우로서 두려움도 있었지만 꼭 이걸 내가 하고 표현하고 싶고, 이 작품으로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던 거 같아요. 처음에 대본을 보고 느꼈던 두려움이 자극이 됐던 거 같기도 해요.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여기서 한번 끌어내봐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거 같아요”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세상에 나오게 된 ‘인간수업’.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기에 가능했던 묘사는 물론이고, 여과없이 10대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충격을 안겼다. 이와 동시에 10대들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하지만 극중에서 직접 연기를 하는 김동희 입장에서는 심리적 거리감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지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비슷한 사건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됐어요. 최근에 생긴 사건 뿐만 아니라 (청소년 범죄가) 정말 많더라고요. 가장 크게 논란이 된 n번방이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잖아요. 우리 작품도 많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저도 그랬던 것 같은데 청소년때는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저지르는 일이 많거든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엄중하고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수도 용서받을 수 없는 친구잖아요”

하지만 작품은 지수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인해 법적 처벌을 받는 모습이 나오지는 않는다.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겨둔 열린 결말에 시즌2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김동희 역시 지수가 사회적인 단죄를 받았다고 여기지는 않았다.

“지수가 아직 벌을 받진 않았죠. 감정이 절벽 끝에 놓여있잖아요. 그걸 표현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어요. 진술서를 쓸 때 잡히는데 대한 두려움, ‘왜 이렇게까지 왔지’라는 후회같이 복잡한 감정들로 인해서 자의식도 사라지고 이성도 놓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무서움과 자기 감정이지 극중에서 벌을 받지는 않았으니까요”

시즌2에 대한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김진민 감독은 애초에 시즌2가 고려되지 않고 제작된 작품이라고 했지만, 시청자들의 니즈가 지속된다면 충분히 실현이 가능한 부분이기도 했다. 김동희 역시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출연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드라마적인 부분으로서는 여러가지 방향으로 풀 수 있지 않을까요? 사라진 지수가 죽을 수도 있는 거고, 살 수도 있는 거고. 여러가지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작가님 상상 속에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지수로서 생각한 것도 많아요. 과연 여기서 지수는 어떻게 될까, 규리랑 도망을 칠까. 둘 중에 한 명은 배신할까. 여러가지 스토리는 다 만들 수 있는 거 같아요. 아직 뭔가 이거다, 이랬을 거다 하는 건 없는 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