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을 시작한 프로축구 K리그가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비상이다. 한국이 다시 코로나19 위험에 처했지만 유럽에선 축구 리그를 재개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한국보다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재개를 외치는 유럽 리그. 현재로선 어림없는 소리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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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11일(현지시각)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대한 조건부 완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무관중으로 스포츠 행사를 진행해도 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6월 초 재개 가능성에 파란불이 커졌다. EPL은 앞으로 92경기를 더 치러야 시즌을 마칠 수 있다.

하지만 리그 재개를 선언하는 게 쉽진 않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제안된 중립 장소 경기 개최 안건은 일부 구단들의 반대에 막혔고, 일부에서는 현재 승점이나 경기당 평균 승점으로 순위를 정한 뒤 리그를 끝내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영국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2만3060명으로 전날 대비 3877명 증가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사망자는 3만2065명으로 하루새 210명 늘었다. 확진자 추이만 보면 리그 재개라는 말이 나오면 안 될 상황이다. 하지만 중계권료 문제, 각 구단의 경제적 상황 등 때문에 리그 재개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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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와 프랑스 리그앙은 시즌을 종료했다. 이는 현명한 선택이었다. 축구가 사람의 생명보다 우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유럽 축구 리그는 생각이 다른 것 같다.

유럽 5대 프로 축구리그 중 가장 먼저 재개를 알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코로나19 감염 선수가 추가로 나왔다. 지난 10일 독일 분데스리가 2부인 디나모 드레스덴은 “선수단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결과,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알렸다. 분데스리가는 메르켈 총리의 승인으로 15일 리그를 무관중으로 재개한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시즌 재개를 위해 실시한 선수들의 전수 검사에서 무려 5명의 선수가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초비상이 걸렸다. 프리메라리가 사무국은 성명을 내고 “1부 리그와 2부 리그를 합쳐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이 선수들은 자가 격리됐으며, 앞으로 두 차례 음성 판정을 받아야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팀 훈련 재개를 위해 실시한 각 구단 코로나19 검체 검사 결과 토리노의 선수가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일정이 불확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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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코로나19 여파로 엄청난 인명피해를 받았다. 하지만 리그 재개의 움직임은 이상할 수밖에 없다. 구단이 파산해도, 선수들이 경기를 뛰지 못해도 리그 재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약 리그 재개를 한 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진다면 뒷감당은 누가 할 것인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수비수 대니 로즈는 “프리미어리그 재개는 말도 안 된다. 생명이 우선이다”고 리그 재개에 반대했다. 이는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생각이다. 어떻게 해서든 축구가 마지막 고려사항이 돼야하지 않을까. 유럽 축구 리그는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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