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제가 원래 욕이 안 어울려서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가 느는 거 같기도 해요(웃음). 촬영할 때 열심히 하고, 현실로 돌아오면 굳이 찾아서 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보시는 주변 분들이 ‘욕 못하는 척 연기했던 거 아니냐’라고 하시더라고요. 후시 녹음을 갔더니 감독님들이 ‘대본리딩 때 연기 못하는 첫 했지, 욕 못하는 척 했지’ 해주셔서 제가 욕 연기를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속어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정다빈이 민희가 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지만, 정작 ‘인간수업'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은 “정다빈을 보자마자 서민희다”라고 느꼈다고.

“두 번째 오디션을 볼 때 화장실 앞에서 감독님을 마주쳤는데 너무 얼어서 인사를 제대로 못했어요. 오디션장에 들어오시면서 ‘쟤는 인사 안 했으니까 보내라’고 농담을 하셨어요. ‘긴장하면 안 되겠다, 여기서 더 과감하게 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대화를 더 많이 했어요. 그런 모습들을 강단있게 봐주셨던 거 같아요. 감독님이 대본을 주시면서  ‘처음부터 나는 너를 봤을때 민희였어’라고 해주셨어요. 겉으로 봤을 때는 차갑고, 세보이는 그런 이미지가 있지만 말을 해보면 아이같은 순수함도 있구나라고 말씀해주셨던 거 같다.”

유난히 또래가 많았던 ‘인간수업’ 촬영장. 마냥 유쾌하고 즐거울 거 같았지만 작품이 주는 메세지에 대한 고민으로 묵직한 공기도 흘렀다고. 정다빈은 함께 연기한 김동희, 박주현, 남윤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촬영장은 학교물이기 때문에 정말 학교에온 것처럼 즐거움도 공존했지만, 무거움도 있었어요. 마냥 웃을 수는 없는 분위기였던 거 같아요. 비슷한 또래랑 촬영한 건 좋았던 거 같아요. 동희 오빠랑은 캐릭터에 집중해서 분위기를 잡아갈 수 있게 서로 도와가면서 촬영을 했어요. 주현 언니랑은 붙는 신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그래도 서로의 연기에 대해서 조언도 해주고, 피드백도 해주면서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눴어요. 윤수 오빠랑은 많이 붙었다고 생각을하시는데 의외로 기태와 민희가 많이 만나지는 않았어요. 친해지기 전에 첫 촬영이 애교를 부리는 장면이었어요. 그 장면에서 정말 많이 부끄러웠는데 감독님이 잘 살려주신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아쉬워요. 더 애교를 부릴 것 싶어요”

소재 자체가 범죄이다 보니 충격적인 장면도 많았다. 모텔이나 노래방 등 작품 속에서 위화감이 드는 공간들도 많았다. 특히 정다빈이 맡은 배역 특성상 위화감이나 공포감을 느낄만한 장면도 많았기에 촬영 당시의 기억을 물었다.

“민희가 모텔에서 결박을 당하는 장면이 있어요. 첫 촬영, 첫 신이었는데 심리적인 것보다도 몸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제 에너지를 다 쏟아냈고, 선배님의 감정을 받아들여서 온전히 표출해나가야 하는게 어려웠어요. 사실 모텔도 많이 가보지 않았고, 그런 환경이 저한테는 처음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계속 얼굴이 붉어지고, 너무 많이 울어서 촬영을 중간에 끊었던 게 기억이 나요. 그래도 여자 촬영 감독님과 여진 선배님, 그리고 제작사 대표님도 여자 분이시기 때문에 소통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주셨어요. 심리적으로 힘든 건 감독님과 선배님, 모든 분들이 저희한테 집중을 해주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많지 않았던 거 같아요”

스스로의 벽을 뛰어넘으며 무사히 ‘인간수업’을 끝낸 정다빈. 물리적 나이를 떠나 연기자로서의 성장을 본인도 체감하고 있었다. 끝으로 ‘인간수업’이 정다빈에게 주는 의미를 물었다.

“‘인간수업’을 통해서 저도 인간수업을 받은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굉장한 부담감이 있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연기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깨닫게 해준 거 같아요. 여기서 만난 감독님, 선배님들 그리고 동료배우분과 스태프들이 소중한 인연이에요. 나라는 사람을 다시한번 돌이켜보고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라서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무수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에요.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한단계 한단계 성장해 나가고 있는 거 같아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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