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 어느 때보다 사회문제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극장가에도 심도 깊은 메시지를 담아낸 영화들이 흥미를 끌고 있다. 정치, 사회, 인권 등등 관객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 놓으면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사고를 요구하는 작품들을 만나보자.
‣ 박열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괴소문으로 6천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된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관심을 돌릴 화젯거리가 필요했던 일본내각은 항일운동을 하던 조선 청년 박열(이제훈)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한다. 일본의 계략을 눈치챈 박열은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최희서)와 함께 일본 황태자 암살 계획을 자백하고, 사형까지 무릅쓴 역사적인 재판을 시작하는데...
‘박열’(감독 이준익)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 속 인물 박열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고 있다. 1920년대 유럽 혁명 정신에 영향을 받은 아나키즘에 사로잡힌 박열의 삶은 탈 국가적, 탈 민족적이었다. 인간 대 인간의 온전한 가치관을 추구하던 박열의 불꽃같은 삶이 2017년 여러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관객들의 머릿속에 강렬한 스크래치를 남길 예정이다. 러닝타임 2시간9분. 12세 관람가. 28일 개봉.
‣ 옥자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RP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 가고,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옥자’(감독 봉준호)는 ‘에코 프랜들리’ 기업 미란도가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슈퍼돼지 옥자를 주목한다. 이 관정에서 가볍지 않은 주제인 유전자 변형 생물체(GMO), 동물권, 대기업 중심의 자본주의 등을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무거운 주제에 반해 다채로운 영상미, 동화적 스토리로 경쾌하고 밝은 작품 분위기로 관객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러닝타임 2시간 12세 관람가. 29일 개봉.
‣ 군함도
1945년 일제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딸 소희(김수안),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게 속아 군함도로 향한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그들은 해저 천 미터 깊이 막장 속에서 노역을 당한다. 그러던 중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무영(송중기)이 독립운동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하는데...
‘군함도’(감독 류승완)는 실제 역사의 아픈 현장 군함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현재 군함도는 조선인 강제 동원 역사가 철저하게 지워진 채 일본 산업화의 성지로 여겨진다. 영화 ‘군함도’는 군함도의 역사적 사실에 ‘탈출’이라는 상상력을 가미해 일본 제국주의 사상에 커다란 돌을 던진다. 비극적 역사, 전쟁의 폐해, 그리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는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7월 개봉.
‣ 택시운전사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 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한다.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5.18 광주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한다. 실제 광주까지 가 현장을 취재한 위르겐 힌츠페터의 사연을 극화한 작품으로 한국 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조심스럽게 스크린에 옮겨내 기대를 모은다. 최근 공개된 메인 예고편에서는 명품배우 송강호와 토마스 크레취만의 유쾌함과 감동을 함께 품은 케미스트리가 예비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8월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