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니아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이름이 있다. 일명 ‘쩌는(?) 남자’, 게임 방송인 인트마스터(본명 박주영‧27)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인터넷 플랫폼인 아프리카tv부터 케이블채널 OGN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활동, ‘게임계의 스타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온라인 방송과 케이블채널을 오가며 열심히 활동하던 인트마스터는 2015년 의경으로 입대하며 잠시 팬들 곁을 떠나 있었다. 그리고 올 초 군복무를 마치고 또 한 번 비상을 예고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6월의 어느 날, 시원한 물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인트마스터를 만났다.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첫 인사를 부탁하자 날아온 “안녕하세요. ‘쩌는 남자’ 인트마스터입니다”라는 문장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만, 직업으로 삼는 사람을 꽤 드물다. ‘게임 방송인’이란 직업을 택한 계기가 궁금하다.

- 누구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느껴봤겠지만, PC방에서 초등학생들이 내 플레이를 보면서 “잘한다”고 해줄 때 느낌이 굉장히 뿌듯하다.(웃음) 그 감정이 시작이었다. 처음 아프리카tv 전신인 W플레이어에서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는데, 스트리머-시청자 간 양방향 소통이 된다는 게 참 좋았다. 방송에 부족한 점이 많았음에도 잘했다는 피드백이 돌아올 때는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 어찌 보면 ‘성공한 덕후(?)’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하하. 나보다 훨씬 성공하는 덕후들이 많다. 개인적으론 얻어걸린 것 같다.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해도 윗사람을 보면서 겸손하고, 그 사람들을 쫓아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하셨다. 요즘 게임에는 다들 등급이 있다. 아무리 높은 등급이어도 나보다 랭킹이 높은 사람은 늘 있다. 게임이나 방송이나 어디 가서 성공했다거나 잘한다고 뽐내기엔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한다.

 

‣ 인터넷 방송에서 TV로 넘어올 때 조금 다른 환경 탓에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 인터넷에서 게임 방송을 시작한 건 2006년이었다. 본격적으로 TV에 얼굴을 비췄던 건 2009년 정도부터다. 처음에는 온게임넷에서 개그맨 장동민 유상무 형들과 함께 ‘양민이 뿔났다’라는 프로그램과 스타크래프트 2 해설로 시작을 했다. 아프리카tv에서는 1위도 하고 하면서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사실 게임 해설을 하기엔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는다. 그때 전문해설가 오성균 형을 만나서 많은 걸 배웠다. 기본적인 방송 매너부터, 목소리 톤, 발성 등등. 가장 고마웠던 건 본인 행사에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경험을 쌓게 해줬다는 거다. 방송을 해오면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다.

 

‣ 그 덕인지 방송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유쾌하고, 스마트한 인상이다.

- 스마트..한 이미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웃음) 내 이미지를 나는 볼 수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인트마스터 입니다”라고 말하면 “아 장동민한테 등짝 맞는 애?”라는 이미지가 있었다.(웃음) 캐릭터가 있다는 건 좋은 건데, 참 다른 것보다 맞는 게 임팩트 있었다는 게 좀 우습다.

 

‣ 그럼 어떤 방송 캐릭터를 가지고 싶은가? 장동민 씨 같은 캐릭터는 잘못하면 조금 위험할 것 같긴 하다.(웃음)

- (장)동민 형이 언젠가 “방송할 때 이미지와 내 실제 이미지가 100% 맞아 떨어졌을 때 행복하다”고 해줬다. 아마 동민 형은 행복할 거다.(웃음) 그 말을 듣고서 방송에서도 평상시대로 하려고 노력한다. 내 모습을 숨기는 건 내숭인 것 같다. 물론 조심은 해야될 것 같다. 한 번은 방송에서 실수로 욕을 한 적이 있다. PD가 방통위 가서 고생깨나 했다고 하더라.(웃음)

 

‣ 그럼 실제 일상에서의 이미지는 방송과는 좀 다른지 궁금하다.

- 생각보다 조용하다. 듣는 걸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방송과 약간은 괴리가 있다고 해야할까? 카페 같은 곳에서 이야기를 할 때는 진행자 스타일인 것 같다. 이렇게 말하니까 게임 방송계의 유재석이 돼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든다.(웃음)

 

‣ 벌써 전역 후 5개월이 지났다. 다시 달려갈 타이밍이다. 게임계의 유재석이란 목표를 두고 달려갈 예정인가?(웃음)

- 아직 그 위치까지는 힘들고(웃음), 하나하나 차근히 해볼 예정이다. 케이블 채널 OGN 출연도 지금 논의 중에 있는데, 그 전에 인터넷 방송을 제대로 다시 해보려 한다. 요즘 사실 별풍선을 얻기 위해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스트리머들이 너무 많다. 그런 부분은 최대한 지양할 것이다. 지금 기획하고 있는 건 캡슐 뽑기 기계를 돌려서 나오는 대로 팬들에게 치킨이나 게임 아이템을 선물해주거나 전화 연결 등등 리얼한 소통을 하는 방송을 해보고 싶다.

  

‣ 게임 방송인으로의 삶보다 더 큰 목표나 계획이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

- 개인적으로 문화콘텐츠의 꽃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전국 대학교 어느 곳을 둘러봐도 게임에 관한 커리큘럼은 적은 편이다. 물론 교수님이 되는 건 힘들지라도, 게임 업계 종사자로서 책도 내보고 싶고, 게임에 관한 긍정적 이미지를 설파하는 강의를 해보고도 싶다. 요즘 교육적 측면이나 치매 예방 차원에서 게임이 주목 받고 있다. 좋은 점이 많은데도 아직 부정적 인식이 많아서 안타깝다.

 

‣ 마지막으로 인트마스터의 방송 복귀를 기대하고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인터넷 방송부터 치면 방송한지 벌써 12년차다. 요즘에 팬들이 “인트 형 방송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봤는데 지금 벌써 20대가 됐어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전역도 했고, 야심차게 돌아왔다. 다시 한 번 팬 분들이 향수를 느끼실 수 있게, 그리고 이제 저는 죽을 때까지 게임 방송을 할 것이기 때문에(웃음). 계속해서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

 

 

사진=권대홍(라운드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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