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올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서 이력서에 학벌, 학교, 출신지 등을 기록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추진하겠다면서 민간에도 권고 의사를 밝힌 가운데 '탈 스펙‘을 선언한 기업들의 채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구직자는 스펙보다 업무 역량에 집중하고, 기업은 직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찾을 수 있어 채용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는 중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은 지난 19일부터 올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하면서 경력과 학력, 언어능력점수 등을 전혀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했다. 이름, 연락처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자기소개서만으로 1차 심사를 한 뒤 그룹 오디션을 통해 직무 역량을 평가한다.

샘표는 올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성별, 나이, 출신학교, 학점, 어학 점수, 전공 등에 차별을 두지 않는 '열린 채용'을 실시하면서 최종 단계에서 '젓가락 면접'을 진행했다. 한국 식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계승하려는 기업철학을 반영했다는 젓가락 면접은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는 모습을 관찰해 올바르게 사용하는지, 음식에 대한 태도는 어떤지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은 상반기 신입·경력 채용에서 1차 서류심사 전형 없이 지원자들에게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 영상을 제출하도록 해서 이를 평가한 뒤 2차 임원 면접만으로 선발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올여름 G마켓, 옥션, G9 등에서 근무할 인턴사원을 채용하면서 서류전형에서 출신학교 등의 '스펙 정보'를 가린 채 심사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모든 취업준비생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놓고자 하는 취지로 탈스펙 심사를 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블라인드 채용 방식 확산을 취업준비생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사람인이 최근 회원 구직자 336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77.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유로는 '선입견을 배제할 수 있어서'(58.1%·이하 복수응답), '실무에 필요한 역량에 집중할 수 있어서'(53.1%), '학벌 등 불필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46.5%) 등을 꼽았다.

사진= 사람인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