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와 동서양 금속활자 역사의 비밀을 조명하는 추적 다큐멘터리 ‘직지코드’(감독 우광훈)가 오는 28일 개봉을 예고했다.

 

 

영화는 LIFE지 선정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 1위’로 꼽힌 구텐베르크의 서양 최초 금속활자 발명이 당시 동양 최고의 문명국 고려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가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직지’를 둘러싼 비밀을 밝히기 위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5개국을 종단한 제작진의 다이나믹한 여정을 담았다. 그럴듯한 가설만큼이나 관객들의 기대감을 환기하는 ‘직지코드’만의 코드를 살펴봤다.

 

‣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 “배후에 누가 있느냐”

최근 공개된 ‘직지코드’ 메인예고편은 “지난 천 년 간 가장 중요한 사건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단연코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이지”라는 대화로 시작, 많은 이들에게 금속활자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 구텐베르크라고 상식처럼 각인돼 있음을 드러낸다. 하지만 ‘직지’ 원본을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국립도서관 측은 제작진에게 “배후에 누가 있느냐”는 반응을 내비춰 이목을 끈다.

유럽 5개국 7개 도시를 종단하며 끈질기게 추적에 나선 제작진의 모습과 다큐멘터리 제작에 호의적이지 않은 도서관 관계자의 말이 대조적으로 배치, 과연 그들이 ‘직지’ 원본을 보여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것이 구텐베르크와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진=몽유도원도

‣ 세계 20개국에 퍼진 16만점의 우리 문화유산

‘직지코드’ 제작진들은 19세기 말 프랑스 수집가 콜랭 드 플랑시에 의해 프랑스로 건너간 ‘직지’를 추적한다. 제작진의 열성은 관객들에게 세계 각국에 흩어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환기한다.

조선시대 화가 안견이 꿈속의 이상향을 그린 ‘몽유도원도’는 현재 일본의 덴리대학에 소장돼 있고, 신라시대 승려 혜초가 인도, 아랍, 중앙아시아 등을 여행하면서 기록한 한국 최초의 해외문명 기행서 ‘왕오천축국전’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이들은 우리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특별전 따위의 이벤트가 아니면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현실이다.

‘직지코드’는 여러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불어넣으며,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우광훈 감독(왼쪽), 정지영 감독

‣ 제작자 정지영‧감독 우광훈, '신뢰감' 듀오의 만남

‘직지코드’가 시네필들의 신뢰를 듬뿍 얻고 있는 건, 한국 근현대 영화 역사와 삶을 함께 해온 영화감독 정지영 덕분이다. 그는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등 냉철하고도 뚜렷한 주제의식을 담은 작품들로 우리 사회에 꾸준히 묵직한 화두를 제시해 왔다. 이번 ‘직지코드’에서는 제작자로 참여, 영화의 탄탄한 논리와 명확한 문법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알려졌다.

또한 ‘직지코드’를 연출한 우광훈 감독, 그리고 함께 대장정을 완수한 제작진은 천안함 사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2013)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합리적 의심을 바탕으로 진실을 추적해가는 제작진의 탄탄한 취재력, 집요한 열정은 영화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예정이다.

러닝타임 1시간42분. 28일 개봉.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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