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저는 다경이의 결말도 몰락이라고 봤는데, 시청자 분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을 안 하시더라고요. ‘쟤는 돈 많으니까 원하던 공부를 하면서 끝나는게 말이 되냐’ 하시더라고요. 사실 이혼 후의 삶은 다경이한테도 새로운 지옥의 시작이잖아요. 여러 반응들이 있구나 싶었던 거 같아요”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결론적으로 그 누구도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부부의 세계’ 결말. 때문인지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망도 컸다. 한소희는 시즌2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시즌2는 손제혁(김영민)의 세계로 시작할 거 같아요. 손제혁이 정말 뉘우치고 반성을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젊은 여성과 함께 있는 걸 보고 ‘이 사람은 어쩔 수가 없구나’ 생각을 했어요. 이태오(박해준)도 마지막에는 자기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고, 아들을 그리워하면서 반성을 하잖아요. 그런데 손제혁은 그런 게 전혀 없더라고요”

여러가지 고민이 많은 작품이었지만 한소희가 처음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이태오를 사랑하는 여다경의 감정이었다.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여다경이 능력은 없지만 가정은 있는 이태오를 사랑하기까지 과정을 납득해야 이후의 감정선을 그려낼 수 있었기 때문.

“다경이는 왜 태오를 사랑할까, 왜 애가 있는 유부남을 왜 사랑할까 이해하는게 힘들었어요. 유부남과 이태오라는 타이틀 두 개의 순서를 바꿨어요. ‘여다경이 사랑하는 이태오가 유부남이었을 뿐이다’로 생각하려고 노력 했어요. 다경이가 태오라는 캐릭터에서 얻을 수 있는 매력이 무엇인가 제일 많이 생각했어요. 다경이한테 없지만, 태오한테 있는게 뭔가 고민했던 거 같아요. 다경이는 절박함이 없잖아요. 그런 와중에 맨땅에 헤딩 하듯이 영화판에 뛰어든 이태오에게 조금 호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실제와 예상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미 한소희는 ‘부부의 세계’ 원작 ‘닥터 포스터’를 보고 흥행을 예감했다고 밝혔다. 데뷔한 지 이제 3년차지만 한소희는 대부분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배우 중 한명이었다.

“총 다섯개 작품을 한 거 같은데 세 작품이 포상 휴가를 갔어요. 제가 이뤄낸 게 아니라 운이 잘 따랐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선배님들에 대한 믿음이 컸어요. 저는 작품을 시작할 때 믿음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거든요. ‘부부의 세계’는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고 갔던 작품이에요. 믿음이 있으니까 이 작품을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인가 꾸준히 생각했던 거 같아요”

연기도 연기였지만 한소희는 극중 스타일링도 큰 인기를 모았다.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나오는 상속녀들처럼 투피스나 원피스 차림보다는 캐주얼한 의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것 역시 한소희와 스태프들의 정성이 들어가 완성된 부분 중 하나였다.

“다경이가 금수저잖아요. 저는 한번도 금수저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진짜 금수저인 친구들은 ‘나 금수저야’ 이런걸 과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여다경의 스타일링은 20대 속에서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옷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뒤로가면 조금 바뀌었어요. 선우가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다경이의 면이 있고, 다경이가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선우의 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지선우에 맞춰서 옷도 좀 톤 다운을 시켰어요. 애초에 그런 설정들이 콘티에 있었어요”

끝으로 ‘부부의 세계’가 배우 한소희에게 주는 의미를 물었다.

“저의 시작이죠. 한소희라는 사람을 대중들한테 크게 알린 작품인 거 같아요. 제가 이뤄낸 결과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인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 시작이 부부의 세계인 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걱정도 있어요”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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