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김희애, 박해준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호흡했던 ‘부부의 세계’. 작품을 들어가기 전 한소희의 다짐은 어땠는지, 배우로서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대단한 목표치는 없었어요. 어쨌든 정말 단단한 내공을 가진 선배님들과 함께하게 된 거잖아요. 피해나 누가 되면 안 되겠다 하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어요. 결과적으로 단 1%도 만족을 하지 못한 거 같아요. 그래서 더 아쉬운 마음때문에 이 작품을 떠나 보내는데 미련이 있는 거 같아요”

연이은 호평과 달리 자신에게 박한 점수를 준 한소희. 무엇보다 선배들의 연기를 곁에서 보면서 경험의 차이를 크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선배님들은 무수히 많은 경험을 하고, 또 많은 현장을 겪어 보셨잖아요. 저는 그런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 보니까 이 감정을 표현하는 결이 한정적이었던 거 같아요. 만약 제가 한 장면에 두 가지 결을 생각한다면, 선배님들은 다섯가지 결을 생각하실 거 같아요. 지선우(김희애)가 바다로 들어가는 신에서 누가 웃을 거라고 생각을 했겠어요. 저는 ‘슬픈 표정으로 걸어 들어가겠구나’했는데 다 내려놓고 환희에 찬 오묘한 감정들이 섞여 있더라고요. 그 장면을 보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 있구나 했던 거 같아요”

드라마 방영 중 기자간담회에서 김희애는 촬영장에서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박해준이나 한소희 등 배우들과 일부러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희애 선배님은 현장에 정말 지선우 그 자체로 오셨어요. 말을 건네고,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선배님의 몰입을 깨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어요. 선배님의 시간을 존중해드려야 하니까 긴장감 속에 촬영을 했어요. 박해준 선배님은 장난이 정말 많으세요. 가끔씩 몰입이 깨질 때도 있었지만, 그래서 배드신이나 키스신은 오히려 편안하게 촬영을 했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한소희가 ‘부부의 세계’ 속 선배들과 연기 호흡을 하며 배운 가장 큰 점음 무엇일까. 한소희는 ‘몰입’을 꼽았다.

“연기적인 부분은 감히 말할 것도 없고, 캐릭터에 집중 하는게 정말 대단했어요. 그걸 봤을 때 김희애 선배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었던 거 같아요. 정말 대단한 몰입력을 가지고 계신 선배님인 거 같아요. 손동작 제스쳐 하나로도 지선우 그 자체인 부분들이 있었어요”

출산은 커녕, 결혼의 경험도 없었지만 한소희는 ‘돈꽃’, ‘백일의 낭군님’에 이어 ‘부부의 세계’에서까지 엄마 연기를 했다. 물론 엄마라고 해서 그 결이 같지는 않지만 느껴본 적 없는 모성애를 어떻게 그려낼지도 한소희에게는 큰 고민으로 다가왔다.

“‘돈꽃’ 때부터 또 하나의 숙제였던 거 같아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인생에서 아킬레스건과 같은 존재가 있잖아요. 절대 잃어서는 안되는 부분에 대입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이 아이가 무너지면 내 세계도 무너진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준영이가 우리집에서 나갈 때도, 이 아이가 나가면 이태오가 떠난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한소희 인생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는 누구였을까. 한소희는 할머니를 언급했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한소희는 유독 할머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었다.

“가족이라는 큰 틀로 볼 수도 있지만, 할머니를 잃으면 제가 무너질 거 같아요. 요즘에는 제가 바빠서 인사를 자주 못 드리니까 TV로라도 손녀딸을 보는게 소소한 행복이신 거 같아요. 제가 어릴 때부터 효도해야지, 했지만 이런 방법으로라도 해드릴 수 있는 거 같아서 그게 유일한 낙인 거 같아요”

 

③에 이어집니다.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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