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5) 총괄회장이 24일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사실상 롯데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되면서 70년에 걸친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렸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오전 도쿄 신주쿠 하쓰다이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이 새 이사진에 들어 있지 않은 인사안을 의결했다. 롯데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Chapter 1. 챕터신격호(일본명 시게미쓰 다케오) 롯데 총괄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21년 경남 울산에서 신진수의 5남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40년 부산공립직업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가 와세다대 부속 와세대 실업학교를 졸업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잠시 말을 돌보는 일을 하다가 돈을 벌기 위해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48년 도쿄에서 껌 회사인 ㈜롯데를 창업했다. 껌 장사로 시작한 롯데는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 등 히트상품을 통해 굴지의 종합 제과기업으로 성장했다.

 

Chapter 2. 일본에서 사업이 자리를 잡은 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59년 한국에 롯데와 롯데화학공업사를 세웠다.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인 67년 4월 자본금 3000만원으로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롯데제과는 고품질 껌을 선보여 히트를 쳤고, 이후 '왔다껌'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 등 히트 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전 국민 사이에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이란 CM송이 입가에서 떠나질 않았다. 72년 이후에는 '빠다쿠키' '코코넛바' 등 비스킷 제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Chapter 3.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은 74년과 77년 칠성한미음료, 삼강산업을 각각 인수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사명을 바꾸면서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완성했다. 73년에는 지하 3층, 지상 38층, 1000여 객실 규모의 소공동 롯데호텔을 선보여 관광업에 진출했다. 79년에는 소공동 롯데백화점을 개장하면서 유통업에도 본격 진출했다. 78년 평화건업사를 인수해 현재 롯데건설로 키워냈고, 79년 호남석유화학 인수 등을 통해 건설과 석유화학 분야에도 발을 뻗었다.

 

Chapter 4. 롯데그룹은 1980년대 고속 성장기를 거치며 M&A를 바탕으로 일본에서 롯데상사, 롯데부동산, 롯데전자공업, 프로야구단 롯데오리온즈(현 롯데마린스), 롯데리아 등을 거느린 10대 재벌로, 국내에선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Chapter 5. 사생활에서도 드라마틱했다. 20대에 요절한 첫 번째 부인 노순화씨 사이에 장녀 신영자, 일본 동거인 시게미쓰 하쓰코 사이에 장남 신동주 차남 신동빈, 제1회 미스롯데 출신 탤런트 서미경 사이에 차녀 신유미를 슬하에 뒀다. 37살의 나이차를 뛰어넘은 서미경과의 결합은 세간에 숱한 화제를 뿌렸다. 신 총괄회장은 특히 62세에 얻은 막내딸(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을 아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Chapter 6. 홀수 달에는 한국에, 짝수 달에는 일본에 머물며 그룹을 경영해 ‘대한해협의 경영자’란 별명을 얻고, 2006년 포브스지 선정 세계 136위 부호(일가 재산 45억 달러)에 랭크되는 등 빛나던 ‘신격호 시대’는 2015년 7월 불거진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으로 말미암아 회복하기 힘든 균열이 생기게 됐다.

사진출처= KBS뉴스, 채널A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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