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회사를 꾸리고 싶다는 생각은 어릴 때부터 많이 해 왔어요.”

인기 걸그룹의 멤버로서 색다른 도전을 위한 선택지는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빈은 그 중에서도 자신만의 기획사를 차리는 것을 택했다. 그간 숱하게 1인 기획사를 설립했던 남성 연예인들과는 달리 여성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 있어서 도드라지는 행보였다.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고, 가까이서 박진영 피디님을 보며 영향을 받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원더걸스 활동을 하면서도 멤버들이랑 ‘우리끼리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면 재밌겠다’는 얘기를 했죠.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힘들 수도 있겠지만 저질러보자는 마음으로 회사를 세우게 됐는데,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CEO로서 새 출발을 알린 유빈의 곁에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을 통해 선미의 매니저로 얼굴을 비췄던 해주 실장이 함께했다. 유빈은 “원더걸스때부터 알던 사이였다. 원래 매니저로 일을 했었는데, 선미가 독립 하면서 도와주려고 같이 나갔었다”고 그와의 인연을 전했다.

“그 후로도 소통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일을 잠깐 쉬게 되셨더라고요. 그때 저도 계속 제자리에 안주하고 있는 것 같아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다른 회사로 갈까’ 싶던 찰나였죠. 그래서 ‘쉬고 있으시면 도와달라’고 부탁했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같이 회사를 차리게 됐어요. 어떻게 그건 용기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회사를 세우는 일을 저질렀더라고요.”

새롭게 회사를 차리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CEO 유빈과 가수 유빈 사이의 괴리감이었다. 하나의 기업을 이끄는 CEO인만큼 금전적인 문제와 같은 ‘현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유빈은 “뮤직비디오도 최대한 시간 안에 몰아서 찍고, 세트도 최대한 줄이려고 했다. 의상비도 가능한 만큼 줄였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앨범 작업의 경우 다행히 JYP에서 배운 게 있어서 수월하게 넘어갔는데, 현실적인 부분들은 그동안 모호하게만 알고 있었다 보니 힘들었어요. 이제는 제가 결정을 다 해야 하잖아요. 내가 노래와 무대에 집중할 수 있게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셨다는 걸 새삼 다시 실감하게 됐죠.”

유빈이 회사를 세우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준 또 다른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JYP의 수장 박진영 피디였다. 회사를 세우고 싶다고 말했을 때부터 많은 응원을 해줬다는 그는 “‘이런점을 신경 쓰는 게 좋다’, ‘힘든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라. 도와줄테니’라고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JYP에 있던 인원들을 지원해주기도 했다고. 유빈은 “그때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먼저 연락 와서 도와주신 분도 많다. 혼자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도 없더라”라고 털어놨다.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회사 안에 홀로 만화책이나 영화를 보며 힐링 할 수 있는 ‘커뮤니티 방’을 꼭 만들고 싶다는 유빈은 “즐기면서 하는 걸 좋아한다. 억지로 하는 건 안 좋아 한다. 즐겁게 하는 게 최고인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행복하려고 일하는 거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하는 게 행복이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에요. 싫어하는 건 제가 열심히 해볼테니, 직원분들은 최대한 그런 걱정은 안하도록 하는 게 목표예요.”

특히 유빈은 소속사 설립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원더걸스 멤버였던 혜림을 과감히 영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빈은 “다른 회사에서도 욕심낼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인 친구다. 더 좋은 회사에 갈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믿고 르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해준 혜림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매력포인트를 잘 알기 때문에 잘 해주고 싶었어요. 사랑스럽고, 혜림이랑 같이 있기만 해도 힘이 나오고 하루가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매력이 있거든요. 그 부분을 많이 표현해서 대중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최근 태권도선수 신민철과 결혼 소식을 전한 혜림은 현재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에서 현실 연애 일상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앞서 학업에 열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던 혜림이지만, 유빈은 혜림이 원한다면 그의 음악 활동 역시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고 싶으면 얘기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아직 앨범을 내고 싶다는 얘기는 안 했어요. 지금은 최대한 본인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원더걸스에 많이 갇혀있었고, 때문에 본인의 색이 많이 비춰지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미안한 적도 있었죠. 원더걸스가 힘들 때 들어와서 끝까지 있으면서 노력을 해준 친구라서 좋은 기회가 오게 된 것 같아요. 혜림이를 친근하게 생각하고 많이 알아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혜림이한테 ‘내가 그래도 집장만은 해줘야하지 않겠니’라는 얘기를 했거든요. 최대한 열심히 뛰어봐야죠.(웃음)”

특히 유빈은 혜림뿐만 아니라 매력 있는 아티스트라면 신인이든 아니든, 장르 불문하고 모두 영입해오고 싶다며 CEO로서의 열정을 뽐냈다. 그는 “배우, 아나운서, 코미디언, 피디, 작가, 유튜버, 인플루언서 다 상관없다. 정말 좋아하고 즐거운 것들을 같이 하고 싶다”고 경영 목표를 전했다.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거, 좋아하는 걸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서 함께할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종합엔터테인먼트인데 한편으로는 동아리 같은 느낌인거죠. 만나서 얘기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그런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르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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