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이효리 그리고 유산슬이 올여름 가요계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MBC ‘놀면뭐하니?’ 측이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이 댄스 솔로가수의 살아있는 전설 이효리, 비와 함께 혼성그룹을 결성한다고 밝혔다.

사진=MBC '놀면뭐하니?'

비와 이효리는 2000년대 가요계를 휩쓸며 전성기를 함께 보낸 동료다. 1세대 걸그룹 핑클 출신의 이효리는 솔로 데뷔앨범 ‘STYLISH....E hyOlee’ 타이틀곡 ’10 Mitutes’(이하 ‘텐미닛’)으로 Mnet 뮤직 비디오 페스티벌, KMTV 가요대전, KBS 가요대상, SBS 가요대전, 서울가요대상을 석권했다. 신드롬급에 가까운 인기로 이효리는 광고, 방송, 패션 등 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2011년 이상순과 결혼 후 제주로 이주하며 이효리는 방송 활동을 줄였다. 하지만 간헐적인 출연에도 이효리가 입고,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이 화제가 됐다. JTBC ‘효리네민박’ 출연 당시 방송에 노출된 상품들이 연이어 완판되며 여전한 브랜드파워를 확인시켰다.

비는 남성 솔로가수, 그것도 댄스가수로는 전례없는 대기록을 세웠다. 가수로서는 물론이고 배우로도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 ‘풀하우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을 연이어 흥행시켰다. 2006년 5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 중의 한 명으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단독 주연으로 ‘닌자 어쌔신’에 출연했고, 2010년 6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LA에서 열린 제19회 ‘2010 엠티비 무비 어워드(MTV Movie Awards)’에서 최고의 액션 스타상을 수상했다.

사진=유튜브 캡쳐

그러나 하루 아침에 스타가 탄생하고 저무는 연예계에서 비와 이효리라고 전성기의 인기를 계속 이어갈 수는 없었다. 물론 그 파급력은 여전하지만, 비와 이효리 역시 자칫 ‘과거의 유물’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대중의 입맛에 슬기로운 대처법으로 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비의 경우 최근 ‘깡’ 신드롬으로 재조명됐다. ‘깡’은 비가 2017년 선보인 미니앨범 ‘마이 라이프애’(MY LIFE愛)의 타이틀곡. 자신을 과시하는 퍼포먼스와 현시대에는 다소 뒤쳐져 보이는 앨범 콘셉트가 유튜브를 타고 때아닌 열풍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깡’ 퍼포먼스를 따라하는 커버 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비 형을 위한 20가지 직언’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됐다.

자칫 불쾌할 수도 있는 상황에 비는 오히려 “깡을 더 재밌게 즐겨달라”고 반응했다. 나아가 “나는 평일엔 1일 1깡, 주말엔 1일 3깡을 한다”라고 말하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무대 위에서 언제나 멋있는 스타로 남는 데 그치지 않고 기꺼이 몸을 낮춰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선 것. 이에 비의 전성기 시절을 모르는 어린 팬들도 ‘깡’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MBC '놀면뭐하니?'

남편 이상순의 영향으로 ‘텐미닛’ ‘유고걸’ ‘미스코리아’ 등 과거의 음악스타일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던 이효리 역시 ‘놀면뭐하니?’ 행보로 눈길을 끈다. 과거 섹시한 퍼포먼스가 아닌 유산슬의 ‘댄스가수’ 선배로 나서며 예능감까지 발휘하게 됐다.

물론 이런 결정을 한 중심에는 유재석이라는 믿을 수 있는 진행자, 그리고 김태호 PD라는 연출이 있을 터. 추억 소환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 비, 이효리의 새로운 혼성그룹 활동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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