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지난 5월 25일(현지시각)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눌러 숨지게 했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고 그 모습을 촬영한 영상은 전세계에 퍼졌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흑인 폭동의 시발점이 됐다. 제2의 LA 폭동이 될지 모르지만, 할리우드뿐만 아니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플로이드를 기리며 폭동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이든 산초, 마커스 튀랑 인스타그램 캡처

할리우드에서는 영화배우, 팝스타 너나 할 것 없이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중요하다)’를 외치고 있다. 비욘세는 지난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청원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청원에 계속 동참하고, 기부하고, 가족, 친구들과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링크를 공유해 달라”며 행동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SNS에서 폭동을 일으킨 시위대를 폭력배로 규정한 것을 비판하며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주의 불길을 부추겼다. 11월 대선에서 당신을 몰아낼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캡처

이외에도 크리스 프랫, 리즈 위더스푼, 갤 가돗 등 영화배우들이 인종차별에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영화 제작사, OTT 플랫폼도 이들과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이 공식적으로 정부를 저격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넷플릭스는 “우리는 흑인 멤버들, 근로자들, 창작자들을 대변할 의무가 있다”고 시위를 지지했다. 유니버설 픽쳐스는 “우리는 인종차별에 분노하는 흑인 노동자들, 동료들, 파트너들, 창작자들을 지지한다”고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내 격정의 분위기는 독일까지 퍼졌다. 지난달 30일 분데스리가 뮌헨 글라드바흐의 마커스 튀랑은 유니온 베를린과의 리그 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고 무릎을 꿇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는 조지 플로이드를 기리는 것이었다.

사진=하키미 인스타그램 캡처

하루 뒤 도르트문트와 파더보른의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달성한 제이든 산초가 골 세리머니로 옷에 ‘Justice For George Floyd(조지 플로이드를 위해 정의를)’를 적었다. 이날 골을 기록한 아쉬라프 하키미 역시 제이든 산초와 똑같은 세리머리를 펼쳤다.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유색인종 선수들이 미국 내 상황에 분노한 것이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단순히 미국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 전세계가 이 사건에 분노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백인 우월주의에 맞대응하고 있다. 1992년 일어난 LA 폭동처럼 이번 사건이 커질 수 있는 가운데, 할리우드, 분데스리가의 지지는 지금껏 활활 타올랐다가 식어버렸던 인종차별 문제를 이번에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들이 실현하고픈 정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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