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최강 신 스틸러 배성우(43). 올해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내부자들’ ‘특종: 량첸살인기’ ‘더 폰’ ‘뷰티 인사이드’ ‘베테랑’ ‘오피스’ ‘워킹걸’, 무려 8편으로 관객과 만났다. 이경영 라미란과 함께 ‘다작왕 트리오’로 꼽힌다. 몸이 3개라는 말까지 나돈다.

 

 

 

천만 영화 ‘베테랑’에서 오달수의 추격을 받으며 줄달음질치는 중고차 매장 업주, 칸영화제 진출작 ‘오피스’의 파국으로 치닫는 김과장, 판타지 로맨스 '뷰티 인사이드'의 고교생 우진, 범죄스릴러 ‘더 폰’의 연쇄살인마,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의 연예부 기자, 화제작 ‘내부자들’에선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의 오른팔 등 2015년에도 다양한 캐릭터를 섭렵했다.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중요한 건 장르나 직업보다는 어떤 이야기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이다. 어떤 성격에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내겐 의미가 크다.”

주조연, 특별출연 가리지 않은 채 매년 10편 가까이 작품에 출연할 만큼 왕성한 ‘식욕’을 발휘하는 데는 무대에서 연마한 내공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연극무대에서 집중적으로 고민하며 왔던 게 공부가 됐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해서 계속 고민한다. 출연작을 보면서 ‘신에 대한 분석을 좀 더 했더라면 설득력과 공감이 생겼을 텐데, 분석은 제대로 했는데 더 몰입하거나, 중심을 잡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란 후회를 한다.”

군 제대 후 재즈무용단원 활동을 하다가 뒤늦게 서울예대 연극과에 입학했다. 동기가 김희원 박건형 송창의 이천희 그리고 마야(가수).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 이듬해 ‘명성황후’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그는 극단 학전에 입단했다.

“‘지하철 1호선’ ‘의형제’ 등 학전에서 올리는 작품들의 연기가 굉장히 연극적이고, 날 것의 연기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쇼 뮤지컬을 지양하게 됐다. ‘이런 연기가 참 재미나네’ 싶어 그런 연기를 많이 파고들었다. 그때부터 연극을 하게 됐다.”

 

 

 

 

‘루나틱’ ‘산장의 여인’ ‘클로져’ ‘영웅을 기다리며’ ‘우리는 친구다’ ‘이제는 애처가’ ‘혼자 사는 남자 배성우’ 등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대학로의 인기 스타로 군림했다. 2010~11년에는 오만석 조성석 홍경인과 두 형제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트루웨스트’에 출연했다.

무용수, 뮤지컬배우, 연극배우로 무대를 누비며 연기력을 벼려온 배성우는 다채로웠던 무대의 경험을 스크린에 최적화한 형태로 코드 변환하고 있다. 다작을 하면서도 개성과 설득력을 잃지 않는 원동력이다.

“관객의 정서를 건드리려면 살아있는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무대건 카메라 앞 프레임이건 공기를 바꿔놔야 관객이 정서적으로 웃음, 슬픔을 공감하게 된다. 관객이나 관계자들로부터 ‘딱 붙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배성우의 남동생은 배성재(38) SBS 아나운서. 싱글인 두 형제는 아직도 부모님과 함께 산다. 캥거루족이다. 이런 그를 향해 결혼 관련 질문이 멈추질 않는다.

 

 

 

“어머니는 ‘그렇게 살 거면 남의 집 딸 고생시키지 말고 얌전히 살아라’라고 말씀하신다.(웃음) 아예 결혼 생각이 없는 건 아니나 도시에서 살면서 결혼이 정말 필요한 조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농경사회라면 자식들이 많이 필요할 테지만...그래도 한 번은 해보고 싶다.”

젊은 날 자연스럽게 연기를 시작했고, 단 한 번도 다른 직업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배성우는 “어떻게 보면 취미생활 겸 직업, 앞으로도 계속 꿈꾸는 일이 돼버렸다”며 “다양한 걸 체험할 수 있고 계속 새로운 사람을 만나니까 퍼펙트한 직업”이라고 배우 예찬론을 편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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