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대한민국 분노사회를 조명한다.

3일 저녁 8시 55분 방송되는 KBS1TV ‘제보자들’에는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범죄로까지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본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곳은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한 식당. 정숙인 씨의 아버지가 인근 노동자들을 위해 운영하던 식당이다. 평생 가족만 바라보며 일을 손에 놓지 않고 살아온 아버지. 그런데 아버지가 얼마 전, 이웃의 무차별 폭행으로 자식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딸이 내민 CCTV 영상 속에서 아버지는 건장한 체격의 남성에게 속수무책으로 공격 당하고 있었다. 아버지를 밀치고 넘어뜨려서 안면부를 수차례 가격하던 남성은 기어이 체중을 실은 발로 짓밟기에 이르렀다. 최소한의 방어조차 하기 힘들어 보이는 아버지를, 남성은 왜 그렇게까지 난폭하게 폭행한 걸까.

평소 원한관계는 전혀 아니었다는 두 사람.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남자를 화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어른에게 욕설을 하지 말라’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였다. 남자가 고령의 노인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그걸 본 아버지가 참다못해 한마디를 건넸다는 것. 순간의 분노를 통제하지 못해 이어진 폭행으로 아버지와 가족들의 삶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전두엽 손상으로 아이처럼 변해버린 아버지를 보며 정숙인 씨는 살인미수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분노로 인해 우발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폭력사건 36만여 건 중 37%가 우발적인 범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자신의 차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아파트 경비원을 상습 폭행한 남자부터 딸의 어깨를 밀쳤다는 이유로 9살 아이를 쫓아가 스쿨존 교통사고를 일으킨 여자까지 다양한 분노범죄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심각한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영민(가명) 씨와 수연(가명) 씨는 순간적인 분노를 통제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배우자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질러 타인을 두렵게 만든 적이 자주 있었다는 건데, 하지만 진짜 문제는 영민 씨와 수연 씨처럼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거다. 우리는 왜 화가 나 있나? ‘제보자들’에서 취재했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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