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한국 극장가에 신드롬을 몰고 왔던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감독 신카이 마코토)이 오는 7월13일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인 더빙판 재개봉을 예고해 눈길을 끈다. 이 소식과 함께 재패니메이션(재팬+애니메이션)의 부흥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어 시네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일본 소설과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재패니메이션들이 잇달아 국내 개봉 소식을 알렸다. 과연 또 한 번 ‘너의 이름은.’의 365만 관객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하반기 재패니메이션 기대작 3편

 

재패니메이션의 부흥을 이끌 선봉장은 오는 7월20일 개봉하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습격!! 외계인 엉덩이’(감독 하시모토 마사카즈)다.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만화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의 25번째 극장판이다. 외계인 덩덩이에 의해 어린이로 변한 엄마 아빠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짱구의 대모험을 그렸다.

언제나 극장에서 10만 이상의 관객을 꾸준히 모아왔고, 지난 2012년엔 ‘초시공! 태풍을 부르는 나의 신부’가 무려 35만 관객을 모은 바 있어 이번에도 흥행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부른다.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스크린에 옮긴 동명 애니메이션도 오는 10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원작은 일본 교토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어수룩한 남학생의 짝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2008년 국내 출간 후 꾸준한 인기를 끌어온 작품으로 이미 국내에 많은 마니아층을 획득했다. 과연 소설의 인기가 극장가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팬들의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12월 개봉 소식을 전한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도 관심을 모은다. ‘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 등 일본 대표 감독으로 알려진 이와이 슌지 감독의 동명 TV영화를 원작으로 한 청춘 애니메이션이다. 둥글게 보이는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면 둥글게 보일지 납작하게 보일지를 두고 내기를 건 친구들의 스토리가 흐뭇한 미소를 자아낸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는 물론, 히로세 스즈, 스다 마사키 등 일본 인기 청춘 배우들이 성우로 참여해 관심을 키운다.

 

‣ 재패니메이션 인기 요인, 키덜트의 티켓구매

현재 극장가의 주 소비층은 20-30대 청년층이다. 이들은 1990년대 김대중 정부의 일본문화개방정책의 수혜를 입은 세대기도 하다. ‘세일러문’ ‘슬램덩크’ 등 지상파에서 방송된 애니메이션은 4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렇듯 일본문화의 매력을 알고 있는 30대 키덜트(Kid+Adult) 청년들이 극장가 소비주체로 성장하면서 재패니메이션 인기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관객, 가족 관객보다도 20대 이상 성인층의 티켓구매가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즉, 애니메이션의 전통적 티켓구매층인 어린이 관객을 넘어 성인층까지 극장으로 이끌 수 있는 확장성을 탄탄히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물론, 확장성이 좋다는 건 양날의 검이다. 어린이 관객들에겐 "어렵다"는 인식을, 성인 관객들에겐 "유치하다"는 거부감을 심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 '늑대아이' 호소다 마모루 감독을 필두로한 재패니메이션 영화들은 그 선을 줄타기하면서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했다. 든든한 인기 동력을 갖춘 재패니메이션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개봉을 앞둔 영화들에 대한 시네필들의 기대와 관심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