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케미가 폭발할 조짐을 보였다. 3일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 ‘소리꾼’(7월 1일 개봉)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귀향’에 이어 음악영화 ‘소리꾼’에 도전한 조정래 감독과 주연배우인 국악계 명창 이봉근, 이유리, 박철민, 김동완이 참석해 기자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눈에 띈 건 감독, 배우들의 케미였다. ‘소리꾼’이 진지한 영화로 보이지만, 배우들과 감독은 때론 티격태격하기도, 티키타카 케미를 터뜨리기도 했다.

‘소리꾼’은 ‘심청가’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다. 조정래 감독은 대학 시절 북을 치며 판소리와 가깝게 지냈다. 조정래 감독은 “임권택 감독님과 ‘서편제’를 좋아하는데, 그 영화를 계기로 제 인생이 바뀌었다”며 “‘서편제’에 대한 오마주가 꿈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서편제’ 2편 시나리오도 썼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조정래 감독은 이봉근, 이유리, 박철민, 김동완 캐스팅의 이유에 대해 “소리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를 원했다”고 했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배우들은 꾸준히 판소리를 연습했다. 장단잽이 대봉 역을 맡은 박철민은 “영화 시작 전부터 수개월간 북을 치며 연습했다. 학규 역의 이봉근과 합을 맞춰야 했다”고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음을 확인시켰다.

납치된 학규의 아내 간난 역을 맡은 이유리는 “저는 소리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조정래 감독은 “영화에서 이유리씨의 노래가 나온다. 소리를 많이 하지 않는데도 연습을 엄청 하셨다. 존경스러웠다”고 해 이유리를 쑥스럽게 만들었다. 몰락 양반 역의 김동완은 소리를 하지 않지만 “저는 서예를 배우기 위해 퇴계원을 다니기도 했다”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그 누구보다 이봉근의 연기에 궁금증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봉근은 국악계 명창이지만 연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료 배우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유리는 “봉근씨가 너무 연기를 잘하신다. 우리의 소리, 한을 잘 표현하시는 분이라, 그 소리 안에 영화의 메시지가 다 들어있는 거 같다. 관객분들도 봉근씨를 통해 우리의 소리가 이렇게 좋다는 걸 알게 되실거다”고 자신했다.

김동완은 “봉근씨는 무대에서 오래 활약했기 때문에 소리를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연기는 걱정될 수 있었다. 그런데 유리씨가 봉근씨를 영화 속 아내처럼 내조를 했다”며 이유리와 이봉근의 케미에 박수를 보냈다.

이봉근은 “첫 영화여서 무서웠지만 지금은 현장이 그리울 정도로 편해졌다. 첫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건 축복, 영광이었다. 제가 잘할 수 잇는 판소리를 관객분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저한테 딱 맞는 배역이 와 감사했다”며 첫 영화 출연 소감을 전했다.

‘소리꾼’은 흥겨운 판소리 한마당, 그리고 배우들의 케미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조정래 감독은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그 안에 소리가 메시지 역할을 한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소리를 통해 모두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소리꾼’과 함께 실컷 웃고 즐기고, 신명나게 코로나19를 이겨내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제작보고회 내내 배우들과 감독은 진지함을 걷어내고 웃음 보따리를 대방출했다. 영화와 다른 분위기지만 이런 상황만으로도 ‘소리꾼’에서 드러날 이들의 케미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소리꾼’이 올여름 관객들에게 시원한 소리를 전달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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