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 천재테너 존노와 토종 국악인 고영열의 '찐케미'가 다시 한번 빛난 순간이었다.

5일 방송된 JTBC ‘팬텀싱어3’에서는 첫 번째 4중창 대결이 펼쳐졌다. ‘인간첼로’ 김바울과 바리톤 정민성, 테너 존노는 한 명의 멤버를 영입해야 하는 순간에 맞닥뜨렸고, 이때 존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동료들에게 고영열을 강추했다.

세 명 모두 성악가들이라 국악을 하는 고영열이 잘 어우러질까 고민하는 두 동료에게 존노는 ”음악성이 있다. 피아노도 잘 치고“라며 밀어부쳤다. 저음의 허스키 보이스 고영열과 청량한 고음의 존노는 사운드의 합도 잘 맞을뿐더러 자유로운 예술가적 기질에서도 황금의 페어링을 이루는 참가자들이기 때문이다. 과거 듀엣 무대에서 성취를 맛본 존노와 고영열은 다시금 합을 맞추기를 원해왔었고 마침내 그 꿈을 이루게 됐다.

이들은 국악인의 포함된 전 세계 최초의 4중창단 '포송포송(Four Song For Song)’을 결성했고, 고 윤동주 시인의 시를 노랫말로 한 창작가곡 ‘무서운 시간’을 선곡했다. 노래에 깃든 만만치 않은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1주일간 합숙 훈련에 들어간 네 남자는 영화 ‘동주’를 단체 관람하고, 오랜 미국 생활로 인해 한의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존노를 위해 윤동주의 시집을 선물하는 등 공을 들였다.

한 서린 짙은 음색의 고영열이 노래의 길을 열고 묵직한 목소리의 김바울이 마침표를 찍은 경연에서 네 사람은 각기 드라마틱한 소리를 뿜어내면서도 꽉 짜인 하모니로 전율을 일으켰다. 일제강점기와 21세기 현재의 시대성을 한껏 드러낸 무대를 지배한 정서는 처연함과 먹먹함이었다. 포송포송 팀의 '무서운 시간' 무대에 김문정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옥주현은 눈물을 글썽였다.

웬만해선 극찬 평을 하지 않는 성악가 손혜수는 ”브라비“라는 환호와 함께 "결승전 무대였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윤상은 "이 곡을 알게 해주셔서 네 분께 정말 감사하다. 최고의 선곡이었다. 이제까지 ‘팬텀싱어’를 하면서 만점을 드린 적은 없는 거 같은데 만점 말고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라며 극찬했다.

김이나는 "이제 고영열씨가 어떤 팀에 들어가더라도 하모니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될 거 같다. 전 세계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무대였다"고 평가했다. 레전드 무대를 창조한 '포송포송' 팀은 최고점 100점에 이어 가장 높은 최저점 96점으로 고득점을 받았다.

사진=JTBC '팬텀싱어3'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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