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소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 A(60)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7일 "고인이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A씨 사망 관련 성명을 발표하면서 "고인은 2004년부터 '평화의 우리집' 일을 도맡아 개인 삶을 뒤로 한 채 할머니들의 건강과 안위를 우선하며 늘 함께 지내 왔다"며 "심성이 맑은 분이었고 정성과 헌신으로 언제나 자신보다 할머니가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달 21일 갑작스러운 검찰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며 "쏟아지는 전화와 초인종 소리, 카메라 세례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고인을 위해서라도 인권 침해적이고 무분별한 취재경쟁을 그만하고 고인의 삶을 차분히 봐 달라. 유가족 의견을 존중하며 명예롭고 정중하게 고인 가시는 길에 예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되어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수색을 한 이후 주변에 "검찰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의연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평화의 우리집'을 찾아 손으로 입을 막고 흐느끼면서 쉼터 관계자들을 맞이하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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