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를 만나 김무열은 지난 3월 개봉해야했을 ‘침입자’를 6월 4일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최근 1년간 김무열은 ‘악인전’의 늑대 같은 형사, ‘정직한 후보’의 코믹한 국회의원 보좌관, ‘침입자’에선 잃어버린 동생을 만난 남자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침입자’를 통해 김무열은 연이어 변신하는 건 무죄라는 걸 입증했다.

‘침입자’는 어린 시절 잃어버린 동생이 수십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런닝맨’으로 예능인의 모습을 보여줬던 송지효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고, 베스트셀러 ‘아몬드’를 쓴 손원평 감독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기에 김무열이 가세해 더욱 탄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침입자’의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독특해 기존 스릴러와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유진(송지효)의 등장 이후 변해가는 가족들, 그리고 서진(김무열)의 심리가 히스테릭하게 다가왔거든요. 그런 독특함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임패그를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무엇보다 ‘아몬드’라는 베스트셀러를 쓰신 손원평 감독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써서, 어떻게 영화로 나올지 궁금하기도 했죠. 감독님이 독특하신 분이세요. ‘이런 사람이라면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풀어내지 않을까’ 싶었어요.”

“손원평 감독님은 의지와 열의가 있었어요. 작가로 활동을 하셔서 작품에 대한 디테일한 것들까지 놓치지 않으셨죠. 세계관도 확고하세요. 시나리오만 봐도 충격적인 사건들이 계속 터지는데, 감독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시나리오를 쓰셨는지 알고 싶었어요. 같이 작업하면서 연기적인 디렉션도 많이 해주시고, 배우들과 캐릭터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자주해 정말 좋았어요.”

김무열은 ‘침입자’에서 피가 말리는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주로 몸으로 보여줬던 이전 연기와 다르게, 이번 영화에선 감정을 미세한 표정으로 드러내야했다. 김무열이 “촬영이 끝난 뒤에도 캐릭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서진이란 캐릭터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었다.

“저의 출연빈도가 90% 이상이다보니 최대한 중복되는 연기를 안 하려고 노력했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서진의 감정이 다양하게 그려지죠. 약에 취한 것도 있고, 감정도 격해지고, 몸에 피로도도 있고. 일부러 목이 쉰 설정을 넣기도 했죠. 관객분들이 어떻게 서진의 감정이 변해가는지, 영화 속 추리는 어떻게 풀어지는지 알아채기 위해선 제 연기가 중요했죠. 때론 서진이 정상으로 보일 때도 있고, 비정상으로 보일 때도 있게 해야했으니까요.”

“‘악인전’ 때문에 체중을 늘렸는데 ‘침입자’ 때는 20kg 빼야했어요. 심적으로 날카로운 서진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거든요. 또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부성애 연기를 하게 돼 아빠 이미지를 그려내야했죠. 아역배우를 밀치는 장면을 찍을 땐 속상하기도 했어요. 아역배우와 연기하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제 딸로 나온 예나 역의 박민하 배우가 부담감을 덜어줬어요. 힘든 감정신도 잘 해내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밝은 모습을 되찾는 게 다행이었죠.”

영화에선 김무열이 송지효의 오빠로 나오지만, 현실에선 김무열이 한 살 동생이다. 두 사람은 캐릭터 관계 때문에 현장에서 가까워지지 못 했지만 영화 촬영이 끝난 뒤엔 그 누구보다 친한 사이가 됐다. 무엇보다 김무열은 송지효와 첫 작업을 하면서 송지효의 새로운 모습에 큰 인상을 받았다.

“(송)지효 누나는 평소에 털털해요. 제가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하죠. 하지만 촬영 들어가면 눈빛이 달라져요. 180도 다른 모습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액션도 정말 잘해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니까요.(웃음) 제가 지효 누나 목을 조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힘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핏대를 세우더라고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지효 누나와 함께 했던 첫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카페에서 유진과 서진이 첫 만남을 가지는 장면인데, 그전에 볼 수 없었던 송지효라는 배우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죠. 저를 바라보기만 했는데도 유진이 가지고 있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예능, 드라마, 영화까지, 왜 지효 누나가 팔방미인인지 알겠더라고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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