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면에 ‘반갑다’는 기분이 드는 배우가 흔할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석형바라기로 전국민이 응원하는 짝사랑 중인 배우 안은진을 만났다. 러블리한 추민하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있었지만, 꾸밈없는 안은진의 화법이 인터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민하는 저보다 더 매력적인 사람인 거 같아요. 좀 더 에너지 있고, 책임감 있고, 사람들과 잘 지내잖아요. 민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조금 더 소심하고, 좀 더 눈치보고, 조심스러운 성격이라서 ‘슬의생’ 하면서 에너지를 역으로 얻은 거 같아요. 비율로 따지면 8정도는 비슷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도 민하가 저보다 더 된사람인 거 같아요”

한예종을 졸업하고 연극 무대, 그리고 드라마와 영화까지. 차근차근 성장해온 안은진은 매작품 ‘캐릭터소화제’로 맡은 배역을 충실하게 소화해낸다. ‘슬의생’ 직전에 출연한 ‘검사내전’에서는 낮에는 무표정한 검찰 실무관이자, 밤에는 게임세계를 호령하는 군주라는 코믹한 설정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다소 뻔뻔할 정도로 과몰입을 필요로 해서  필요로했지만

“말타는 신을 허리운동하는 기계에 올라가서 풀샷을 땄어요. 얼굴을 찍을 때는 (말을 탄 척) 움직이면서 찍었구요. 진짜 웃기더라고요. 아주 뻔뻔한 표정을 지어야 했는데, 10분 단위로 현타가 온달까요. 재밌게 하다가도 ‘이걸 어떻게 하지’ 싶어졌어요. 아무리 노력해도 감정에 집중이 안되더라고요. 혼자 집중을 하다가 뒤돌아 봤는데 성우오빠 얼굴을 보면 ‘한 번만 다시 할게요’가 절로 나왔어요(웃음)”

드라마의 인기가 높다보니 ‘슬의생’ 방영 기간 중 유튜브에는 실제 의사들의 리뷰 영상이 쏟아졌다. 실제 수련의 생활은 물론이고, 의학적 지식에 대한 팩트체크 등 다각도로 ‘슬의생’을 분석하는 내용이 많았다. 안은진 역시 이런 유튜브 영상들을 확인했다고.

“유튜브 원래 잘 보기도 하는데, ‘슬의생’ 시작하고 실제 의사분들 리뷰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대본 보면서 혼자 공부하는거 보다 더 자세하게 설명이 돼 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영상? 음…한 분을 뽑기가 너무 서운해요. 다 너무 잘 보고 있어요”

신경외과 용석민(문태유)에게는 안치홍(김준한)이 있고, 장겨울(신현빈)에게는 아빠같은 이익준(조정석)이 있지만 추민하가 있는 부인과에는 곰같은 양석형(김대명), 여유같은 명은원(김혜인) 밖에 없었다. 물론 석형을 짝사랑하기는 하지만 고된 업무를 나눌 사람이 없는 셈. 다른 과를 체험한다면 어디로 가고 싶냐고 하자 안은진은 ‘부부의 세계’ 김윤기(이무생)을 언급했다.

“저는 ‘부부의 세계’ 이무생로랑 선생님이 계신 곳으로 가고 싶어요(웃음). 현빈 언니랑 미도 언니한테 윤기샘 밑으로 가고 싶다고 했거든요. 엄청 웃더라고요. 석형샘은 어떻게 되냐고 하길래 ‘갔다 돌아와야지’했는데 팬의 마음으로 윤기샘한테 몇개월만 가보고 싶어요. 윤기샘은 검정색 목폴라도 그렇고 모든 게 멋있어요. 너무 멋있어요. 윤기샘 너무 멋있지 않아요?”

김고은, 박소담 등 이미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기반을 다진 한예종 동기들이 많은 안은진. 왜 매체보다 먼저 연극 무대를 시작했냐는 말에 안은진은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어요”라고 전했다.

“학교 들어갈 때는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뭔가를 정해놓잖아요. 지금은 기회되는 걸 두드리자 하는데, 그때는 무대에 서고 싶은 꿈이 있었어요. 학교 작업하다가 연이 닿아서 편안하게 무대를 시작한 거에요. 지금 돌아보면 정말 큰 자산이 됐어요.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았다 싶어요. 그때부터 도움을 주신 분들이 너무 많이 계세요. 그래서 늘 연락드리고 찾아 뵈려고 하고 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싱글리스트DB, 라운드테이블(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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