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우거지는 여름,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 줄 등산이 인기 활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와 가파른 코스는 초보자들에게 다소 부담일 수 있다. 이에 서울관광재단이 초심자도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서울 속 동산을 소개했다. 혼잡하지 않게 나만의 힐링타임을 즐길만한 서울 속 동산 4곳을 알아본다.

# 서대문구 '안산' – 잣나무와 메타세쿼이아 숲

안산은 서대문구에 있는 높이 296m의 산으로 조선 시대 무악산으로 불렸다. 안산은 자락길을 통해 편안하게 걸으며 즐길 수 있다. 푸른 숲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서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안산 자락길은 산허리를 한바퀴 돌면서 걷는 길로 코스 길이는 총 8km다. 계단을 없애고 데크와 흙길로 평탄하게 길을 만들었다. 서대문구청 방면, 연세대학교 방면, 봉원사 방면,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방면 등 안산 자락 어디서든 진입로가 나 있어 접근성도 좋다. 

자락길의 가장 멋진 구간은 서대문구청 방면에 위치한 잣나무와 메타세쿼이아가 펼쳐지는 숲 구간이다. 답답한 도심 속을 벗어나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숲을 거니는 것으로 힐링을 얻을 수 있다. 

잣나무숲에서 자락길을 벗어나 무악정으로 가는 계단을 따라 봉수대가 있는 정상으로 향한다.  무악정을 지나 나무 계단이 놓인 곳을 따라 봉수대로 가는 것이 가장 수월한 편이다.

# 마포구 '성산'– 주변 볼거리 가득한 66m 동산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성산은 66m의 낮은 동산으로 산이 성처럼 둘러싸여 있어 성산 또는 성미산이라 불린다. 100m도 되지 않는 동산이지만, 나름 호젓한 숲을 가지고 있다.

목표를 정하지 않고 길이 난 곳을 따라 발길이 닿는 대로 걸으면 된다. 정상이라 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는 내부순환로와 성산동 일대의 풍경이 나타나고 그 뒤로 멀리 북한산의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산 자체는 높지 않아 시원한 조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산의 역동적인 산등성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꽤 멋진 풍경으로 다가온다.

성미산 자락 아래에 있는 성미산 마을이라는 특별한 동네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부터 유기농 반찬가게,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카페, 다양한 인문학 활동을 진행하는 마을 극장이 있다.

# 성북구 '개운산' -  맑은 공기 마시며 독서로 힐링

개운산에는 총 3.4km의 코스로 명상의 길, 연인의 길, 산마루 길, 사색의 길, 건강의 길이 이어지며 산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숲 사이로 자연스러운 형태로 난 길을 따라 크게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 걷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우거진 숲 아래에서 영롱하게 피어난 야생화를 만나는 일은 즐거움이 가득하다.

개운산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산마루 북카페다. 산림욕을 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야외 공간이다. 책장에는 다양한 책이 놓여 있어 빈손으로 왔더라도 누구나 꺼내 볼 수 있다. 산림욕을 즐기며 독서 할 수 있도록 의자와 평상이 배치돼 있어 편안히 쉬어가기 좋다.

산의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없어 시원한 풍경을 조망할 수 없다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이다. 

# 동대문구 '배봉산' – 1시간 30분이면 남산 일대를 한 눈에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배봉산은 둘레길을 따라 숲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총 코스는 4.5km로 소나무, 팥배나무, 아까시나무 군락 등을 만나게 된다. 숲을 천천히 돌아도 1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해가 진 이후에도 산책할 수 있도록 LED 가로등이 설치돼있다. 둘레길을 벗어나 등산로로 들어서면 산 중턱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도 있다. 잠시 신발을 벗고 흙 위를 걷다 보면 발끝으로 생생하게 자연을 느끼게 된다.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정상에 있는 해맞이 광장에 오른다. 배봉산은 110m밖에 되지 않은 낮은 산이지만 사방으로 서울의 풍경이 펼쳐진다. 동남쪽으로는 용마산과 아차산, 남한산이 이어지며 남서쪽으로는 인왕산과 남산 일대가 펼쳐진다. 

다시 히어리 광장에 오면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인 히어리를 볼 수 있다. 나무의 키는 2~3m이며 5월경에 노란 종 모양의 꽃이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서울관광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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