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1996년생 홍경은 어느덧 배우 4년차가 됐다. 그동안 중요한 악역, 잠깐 등장하는 특별출연 등 많은 배역도 다양했다. 배종옥이 타 매체 인터뷰에서 “‘결백’이 개봉하면 홍경을 인터뷰하라”고 할 정도로 홍경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배우였다. 하지만 홍경은 자신을 스스로 낮췄다.

“저는 아직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요. ‘결백’을 통해 새로운 연기를 했고,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내딛었지만, 아직도 출발선에서 많이 나아가진 않았어요. 지금 당장의 목표는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하는 거예요. 팔색조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은 나중에 꿔야 할 정도로 저는 아직 보여드릴 게 많죠. 개인적으로 한국영화 가운데 3040 세대를 대변하는 작품이 많지만, 1020 세대가 중심이 된 영화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영화가 많이 나오고, 제가 참여하게 돼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세대간 격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요? 제가 세대간 격차를 줄이는 데 한몫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에 ‘결백’의 정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다른 작품의 캐릭터도 최선을 다해 연기했지만, 정수는 도전해야할 게 많았죠. 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공감도 필요한 캐릭터였고요. 연기라는 게 저한테는 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정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알게 모르게 저를 조금씩 더 알아가게 됐죠.”

홍경의 인스타그램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그림과 영화 리뷰, 사진, 여행 이야기가 가득하다. 어느 하나를 즐기기보다는 다방면으로 자신의 재미를 찾아갔다. 베일 속에 가려진 홍경의 일상이 궁금해졌다.

“요즘 제가 푹 빠진 배우는 티모시 샬라메예요. 저 나름대로 시네필이라고 생각해서 여러 장르의 영화들을 보는 걸 즐기죠. 롤모델이 없지만,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아요. 특히 호아킨 피닉스. 그의 연기를 볼 때 생동감이 나요. 호아킨 피닉스는 계산적이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죠. 저도 그런 연기를 언젠가 해보고 싶어요.”

“저는 평소에 축구를 좋아해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죠. 테니스도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것도 즐겨요. 미술관도 자주 가는데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못 가게 됐네요.(웃음) 고등학교 때 점심시간에 축구를 많이 하고. 그림 같은 경우는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누구나 한번씩은 그림을 그려보잖아요. 사진 찍는 것도 필름카메라 좋아해서 여행가면 꼭 사진으로 기록해요. 그림 그리거든요. 제 일상에 한번씩 지나쳐왔던 것들이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것들로, 취미로 남게 됐어요.”

‘결백’을 통해 스크린 데뷔한 홍경이 다음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 홍경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가 원하는 건 평범한 일상 속에 자신의 나이대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 꿈이 클 법도 하지만 홍경은 소소한 것을 통해 큰 행복을 찾으려고 했다.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될까. 앞으로 펼쳐진 홍경의 스토리가 기대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선정된 ‘정말 먼 곳’이란 영화를 찍었어요. 전주에서 상영을 작게 온라인으로 했고 무주산골영화제와 평창국제영화제에서도 출품됐죠. 제가 시인을 맡았어요. 영화가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퀴어 색깔도 있어요. ‘결백’에서 보여준 정수와는 다른 면들을 ‘정말 먼 곳’을 통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디션을 보면서 ‘너는 되게 특색있는 역할을 많이 한다’는 말을 듣곤 했어요. 저는 진짜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제가 늘 다양한 캐릭터를 했더라고요. 저는 그저 제 옆에서 찾아볼 수 있는 캐릭터들을 연기하고 싶어요. 자폐성이 있는 정수보다는 백마탄 왕자가 현실에서 보기 드물잖아요. 저는 그저 평범한 인물을 계속 해왔는데, 그걸 특색있게 보신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부잣집 아들 역할은 한번 해보고 싶네요.(웃음) 앞으로도 제 나이에 맞는, 제 주변에 있는 인물로 관객,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어요.”

사진=(주)키다리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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