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에서 중복을 거쳐 말복까지. 이 기간은 1년 중 가장 더운 때로 '삼복더위'를 견딘다고 말한다. 더운 복날엔 몸이 축나지 않도록 개고기, 닭고기 등을 이용한 보양식을 먹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고기 없는 복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복날'의 개념변화 필요해 

가장 큰 이유는 과거와는 달라진 생활수준이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에는 복날에 단백질이 풍부한 보양식을 먹어 체력을 보충했다. 복날만큼은 든든한 고기 요리를 먹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평소에도 육류 섭취량이 많은 편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풍족한 현대사회에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보양은 천편일률적인 단백질 섭취가 아닌 그 사람의 건강상태에 따라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평소 육식을 즐긴다면 복날 굳이 고기를 먹을 필요는 없고 오히려 채식위주의 식사를 챙기면 좋다. 반대로 평소 채식 위주라면 복날만큼은 육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균형 있는 식단을 유지하기 위해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평소 자신에게 부족했던 영양분을 섭취해보면 어떨까.

 

동물권 관심↑, 한국 식용견 문제 

현대사회는 풍족한 먹을거리는 물론,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높여줬다. 매년 복날 쯤에는 동물 식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거리로 나선다. '케어'·'동물자유연대' 등 30여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 9일 서울광장에서 'STOP IT 2017 이제 그만 잡수시개' 행사를 열고 보신탕 등 개 식용 반대를 촉구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과 함께 개 식용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서명 운동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용견 농장에서 공장식 사육을 하고 있는 국가다. 매해 약 250만 마리의 개가 식용견 동장에서 사육되며 이들의 60~80%가 복날을 기점으로 도축된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개 식용을 넘어, 영화 '옥자' 등에 등장한 돼지 공장식 사육 등에 대한 관심도 높다. 카라는 관련 법안 마련을 목표로, '옥자'의 봉준호 감독과 함께 '동물 감금틀 해방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채식으로도 충분해?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높은 영양을 자랑하는 제철채소·과일의 중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채식 레시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관련 서적은 물론, 레시피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도 활발하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지난 28일부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미트프리(MEAT FREE) 복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매주 화, 금요일에 육류 대신 채식 건강 레시피를 소개한다.

카라는 지금까지 된장가지덮밥, 뿌리채소스프, 육개장이나 닭개장 대신 먹을 수 있는 '채개장'(나물과 버섯을 넣어 끓인 얼큰한 국물음식) 등을 소개했다.

사진=픽사베이,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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