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이 오는 9~10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2020 서울시향 New 마르쿠스 슈텐츠의 베토벤 교향곡 ‘전원’ ①&②’를 개최한다.

서울시향 수석 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의 지휘로 하이든 교향곡 104번,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을 연주하며 쿠르탁의 ‘판타지풍으로’의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함께할 예정이다.

하이든이 영국 체류 시 만들어진 12곡의 교향곡은 ‘런던 교향곡 세트’라 불리며 그의 카탈로그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104번은 하이든이 자필 악보에 ‘영국에서 작곡한 12번째 작품’이라 직접 기록했다. 1795년 작곡돼 그해 5월 4일 런던에서 초연된 교향곡은 ‘런던 세트’ 가운데서도 ‘런던’이란 별칭으로 불리게 됐다. 결국 이 곡은 하이든 교향곡에서 마지막 번호를 수여받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20세기 작곡가 죄르지 쿠르탁은 ‘헝가리의 베베른’이라 할 정도로 음표의 개수를 제한하고 아껴 쓰는 인물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3번과 14번에 붙여졌던 타이틀에서 유래한 ‘환상곡풍으로’ 역시 연주시간이 10분을 넘지 않는 작품이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무대 위 거리두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쿠르탁의 ‘환상곡풍으로’이라고 판단,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을 재편했다. 작곡가는 피아노 솔로 외 다양한 타악기를 편성하면서 이들과 공간적으로 분리된 별도의 악기군이 배치되는 입체음향 효과를 모색했다.

피아노, 팀파니, 하프, 첼레스타, 비브라폰, 마림바 등은 무대 위에, 금관, 목관, 현악기 등은 무대와 객석 곳곳에 배치된다. 이런 음향 효과를 구현해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라이브 공연의 감동을 증폭시킬 예정이다. 최희연은 학구적인 해석과 풍부하고 아름다운 피아노 음색으로 작품의 진가를 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베토벤 교향곡 ‘전원’이다. ‘전원’은 베토벤의 아홉 교향곡 중 가장 독특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유일하게 5개 악장으로 이뤄져 있고 악장마다 표제를 함축하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 곡은 단순한 표제음악이 아닌 작곡가의 ‘감정’이 중시되는 심오한 교향악이다. 작곡가는 첫 악장부터 전원적인 환경에 눈뜨게 된 감정을 표현한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베토벤의 음악은 세월을 견뎌내고 살아남았다. 우리는 위기를 겪을 때마다 창조적이고도 아름다운 걸음을 헤쳐 나간다. 코로나 시대는 언젠가 끝날 거다. 그다음 시간이 찾아오고, 코로나가 힘을 잃으면 그로 인해 상실한 음악의 직접성을 다시 되찾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서울시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새로운 일상’ 중 출연자의 안전을 위한 방역수칙을 적용해 무대에서 55명 연주자들이 ‘거리두기 앉기’(최소 1.5m)를 시행하고, 현악기의 경우 각 연주자마다 개인 보면대를 사용하며 관악기 연주자 주변에는 투명 방음판과 개인별 비말 처리 위생 용기를 비치한다.

관객들은 서로 띄어 앉도록 ‘거리두기 좌석제’를 실시한다. 이외 공연장과 연계, 출입자 모두에 대한 발열 검사 및 마스크 착용 확인, 무대와 객석 사이에 최대한 거리두기(최대 3열) 등을 실시한다.

사진=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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