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어벤저스 라포엠이 제3대 ‘팬텀싱어’에 등극했다. 드라마틱한 역전승이었다.

3일 방송된 JTBC ‘팬텀싱어3’ 최종 결승전에서 라비던스(존노 고영열 김바울 황건하), 레떼아모르(길병민 김민석 김성식 박현수), 라포엠(유채훈 박기훈 정민성 최성훈)이 치열한 경연을 펼친 가운데 라포엠이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결승 1차전 당시 심사위원 점수(15%)에서 3위를 차지한 라포엠은 1주일간 진행된 시청자 온라인 투표(15%)와 2차전 대국민 실시간 문자투표(70%)를 대거 챙기며 총 4122점의 압도적 점수로 왕좌에 올랐다. 국민들의 선택은 라포엠이었던 셈이다.

이날 라포엠의 선곡은 절묘했다. 첫 번째 무대에서는 캐나다 여가수 라라 파비앙의 '마드모아젤 하이드'를 선곡해 인간의 선악이라는 이중성을 음울하고 비장한 카운터테너 최성훈과 웅장한 투 테너·원 바리톤의 대결 구도 아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보는 듯 드라마틱하게 펼쳐냈다.

두 번째 무대에서는 1970~80년대를 풍미한 팝가수 베트 미들러의 ‘더 로즈’를 선곡했다. 잔잔한 선율의 팝 넘버에 팀 동료와 자신들을 응원해준 시청자를 향한 감사의 마음을 장미에 담아 선물했다. 하지만 후반부 행진곡풍으로 바뀌며 남성 4중창단의 웅장함과 결연한 의지를 선연하게 보여줬다.

역대급 무대를 다수 만들어낸 강력한 우승후보 라비던스,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에서 활동 중인 베이스 바리톤 길병민이 이끄는 레떼아모르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데는 뛰어난 선곡 능력과 섬세한 곡 표현력, 독특한 팀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결승 진출 3팀 중 유일하게 전원 성악가로 구성된 라포엠은 전 세계 어떤 남성 팝페라 그룹에서 볼 수 없는 쓰리 테너(테너 2명+카운터테너 1명) 구성을 갖췄다.

여기에 독일 유학파 베이스 정민성이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오페라, 팝페라, 대중음악을 섭렵한 내공 있는 따뜻하면서도 우렁찬 목소리의 유채훈을 정점으로 천상의 고음을 구사하는 최성훈이 레퍼토리나 팀 사운드에 유니크함을 부여한다. ‘불꽃테너’ 박기훈은 송곳처럼 날카롭고 강렬한 소리를 구사한다. 레퍼토리의 확장성이 클 뿐더러 개성 있는 목소리들이 블렌딩 됐을 때 묘한 감흥을 자아낸다.

여기에 시청자와 특히 여성층을 사로잡은 개개인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소속사와 갈등을 비롯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채 절망 속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왔던 유채훈의 인간승리 스토리, 박기훈 정민성의 귀엽고 순수한 매력, 비주류 포지션으로 위축된 모습이었던 최성훈에 대한 연민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청자의 애정샘을 강력하게 자극했다.

팀 리더 유채훈은 우승이 확정된 뒤 “12명의 결승 진출자들,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는 참가자 여러분 모두가 팬텀싱어입니다. 앞으로 아름다운 음악 들려드리겠습니다”라고 성숙한 우승 소감을 전해 감동을 안겨줬다.

사진=JTBC '팬텀싱어3'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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