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세계적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8)의 신작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1·2권(문학동네)가 출간 하루만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12일 전국 서점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1·2권이 각 15만부, 총 30만 부 배포됐다. 

예스24의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현재 하루키의 신작 1편과 2편은 나란히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열풍의 주인공 하루키라지만 예전보다 더욱 가파른 판매 속도에 출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출판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가 화제에 오른 네 가지 이유를 짚어본다.

 

1. 예약 판매 돌풍

'1Q84'이후 7년 만에 낸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정식 발간도 되기 전에 3쇄 인쇄에 몰입하는 등 열풍을 예고한 바 있다. 6월 30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채 안 돼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주요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 판매만으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따르면 '기사단장 죽이기' 1권은 6월 30일부터 7월 10일까지 총 4979권이 예약으로 판매됐다. 이는 2009년 '1Q84' 1권 1345권의 3.7배 수준으로, 지금까지 나온 하루키의 모든 작품 중 가장 많은 예약판매량이다.

출판사인 문학동네는 당초 10만 부를 준비했으나 주문이 쇄도하자 총 30만 부 인쇄를 결정했다. 이는 문학동네 역사에 없는 이례적인 일이다.

 

2. 난징대학살 등 과거사 다뤄

'기사단장 죽이기'는 1권 '현현하는 이데아'와 2권 '전이하는 메타포' 등 총 두 권으로 이뤄졌다. 아내에게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30대 중반의 초상화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그가 '기사단장 죽이기'라는 그림을 놓고 불가사의한 일에 휩쓸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과거사와 관련한 내용이 포함돼 일본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인공 도모히코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학하는 도중 나치의 학살에 저항하고, 그의 동생은 강제 징집돼 난징대학에서 살인을 저지른 후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이에 일본 우익 세력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나 하루키는 일본 아사히신문 등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역사를 과거의 일로 치부하고 잊어버리거나 바꾸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3. 3040세대 중심 굳건한 팬층

무라카미 하루키는 현대인이 느끼는 고독과 허무를 간결하고 세련된 문체로 표현했다는 평을 들어온 작가다. '노르웨이의 숲'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해변의 카프카' 등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들은 전 세계에 굳건한 팬층을 만들어냈다. 하루키 특유의 감성과 에로틱한 상상력을 사랑하는 국내 팬덤이 이번에도 '하루키 열풍'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단장 죽이기' 구매자들의 연령대를 보면 30대가 43.3%로 가장 많고 40대가 28.1%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평균 연령은 37세, '1Q84'의 34.5세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하루키에 열광했던 20대 독자들이 세월이 지나 연령대가 높아진 것에 따른 결과로 추측되고 있다.

 

4. 선인세 논란 이슈

무라카미 하루키는 신작을 낼 때마다 선인세 경쟁이 붙었던 작가인 만큼 이번 작품의 선인세도 화제다. 선인세는 책을 판매하기 전 출판사가 작가에게 미리 지급하는 인세다. 출판계 관계자들은 두자릿수(10억 이상) 선인세를 제안했을 것이라고 예상 중이다.

하루키의 전작 '1Q84'는 전 3권을 합쳐 13~14억 정도의 선인세를,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16억 이상의 선인세가 지불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20억 원에 이른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으나 문학동네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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