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 내에서 발생했던 불화가 뒤늦게 알려짐에 따라 무책임한 소속사의 태도가 대중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싱글리스트DB, 연합뉴스

지난 3일 AOA 출신 배우 권민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AOA로서 활동했던 10년간 지민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받았고, 이로인해 팀을 탈퇴하게 된것이라고 폭로했다. 뿐만아니라 지민의 괴롭힘에 지쳐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후 지민은 "소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가 삭제했고, 이를 본 권민아는 "천벌 받는다. 증인이 있고 증거가 있다"며 자신의 자해 흉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AOA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FNC는 이와 관련된 아무런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사건 해결의 낌새는 권민아가 첫 폭로글을 올리고 하루가 지난 4일 오전이었다. 그는 "몇시간 전에 모든 멤버들과 매니저분들이 제 집까지 다 와주었고 대화를 했다"며 "저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고, 언니는 듣고 '미안해' 말만 했다. 어찌됐건 사과 했고 전 사과 받기로 하고 그렇게 끝났다"고 전했다.

이렇듯 상황은 당사자들간의 화해로 해결된 듯 보였다. 하지만 "어제도 울다가 빌다가 다시 울다가 그럼에도 그동안 민아가 쌓아온 저에 대한 감정을 쉽게 해소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정말 죄송하다"는 지민의 사과글을 본 권민아는 "빌었다"는 지민의 말이 거짓이며, 당시 지민은 '칼 어딨냐', '내가 죽으면 되냐'고 말하는 등 사과하러 온 사람답지 않은 태도를 보여 어이가 없었다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사진=권민아 인스타그램

이 가운데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미 한 차례 사건이 휘몰아친, 4일 자정이 다돼가는 시간이었다. FNC 측은 "지민은 이 시간 이후로 AOA를 탈퇴하고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민의 탈퇴에도 대중들의 비판 여론은 계속됐다. 권민아가 괴롭힘으로 고통받았던 것은 비단 지민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소속사에서 멤버간의 불화를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불가능게 가깝다. 인지하지 못했다 해도 그것 역시 소속사로서의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FNC 측은 이틀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다 피해 당사자인 권민아에 대한 사과 한줄 없이 가해 멤버 퇴출이라는 무성의한 대응만을 남겼다. 정확히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에 대해서도 별다른 피드백 없이 "아티스트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소속사로서 지극히 당연한 말만 덧붙일 뿐이었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실제 권민아는 폭로 당시 "끝에 FNC에 다 얘기했다. 눈도 제대로 못 뜨고 말도 어버버 하면서 수면제 몇백알이 회복 안된 상태로 '나 지민언니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는데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런 대처에 대중들은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을 이어갔다. 소속사 역시 권민아를 궁지로 내몬 방관자 위치에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지민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탈퇴라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해결책을 내세운 것은 대중의 분노에 불을 지피는 꼴이다.

팬들 역시 등을 돌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팬들은 소속사 뿐만아니라 사태가 심각해질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다른 AOA 멤버들 역시 방관자나 다름없다는 의견이다. 권민아 외에도 여러차례 멤버 변동이 있었던 것 역시 해당 여론에 힘을 더했다.

AOA는 지민의 탈퇴로 4인조 그룹으로 재정비됐다. 하지만 이미 팬들마저 소속사와 멤버들을 향한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제대로된 그룹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뒤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해체가 아니냐는 의견도 이어졌다. 그리고 이렇게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은 데에는 소속사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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