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 윌슨 응이 5일 독일 밤베르크에서 폐막한 2020년 말러 국제 지휘콩쿠르 3위에 입상했다.

사진=서울시향 제공

이번 콩쿠르는 코로나19 이후 라이브로 실행된 첫 번째 주요 국제 콩쿠르였다. 전 세계에서 334명이 지원, 그중 16명에게 밤베르크 현지에서 열리는 콩쿠르 참가 자격이 주어졌다. 윌슨 응은 3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한 명으로 결승 무대에 올라 말러 교향곡 4번 등을 지휘했다.

이번 콩쿠르는 밤베르크 심포니의 상임지휘자인 야쿠프 흐루샤가 심사 위원장을, 말러의 손녀인 마리나 말러 등이 심사위원을 맡았으며 페이스북,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말러 국제지휘콩쿠르는 젊은 지휘자들을 위한 도약의 무대로 유명하다. 서울시향 부지휘자와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성시연(2007년 제2회 1위 없는 2위)을 비롯해 구스타보 두다멜(LA필하모닉 음악감독, 2004년 제1회 1위), 라하브 샤니(로테르담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2013년 제4회 1위), 가천 웡(뉘른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2016년 제5회 1위) 등 스타 지휘자들을 배출한 바 있다.

1989년 홍콩에서 태어난 그는 11살에 플루트 레슨을 시작했으며 파리와 로잔에서 수학했다. 리옹 국립 오페라에서 플루트 객원 수석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지휘로 전향하여 베를린 예술대학교와 스코틀랜드 왕립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파리 스베틀라노프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 2017년 프랑크푸르트 제8회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수상, 2016년 아스펜 음악제에서 제임스 콜론 지휘자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를 지휘해온 그는 최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극장의 신년 음악회에서 스크랴빈의 대작 ‘법열의 시’를 지휘하며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지로부터 “정확한 황홀경”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2014년 홍콩에 기반한 혁신적인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구스타브 말러 오케스트라’(GMO)를 창단해 예술감독과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또한 최근 관객과 연주자가 경계 없이 함께 앉도록 하는 등 ‘국경 없는 음악가’라는 신선한 공연 방식을 시도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윌슨은 예술과 문화부문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2017년 홍콩 정부로부터 공로상, 2018년 홍콩 예술발전협의회로부터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활동 중인 윌슨 응은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다. 한국 관객과 서울시향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수상도 성취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과 서울시향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향과 오는 28일 열리는 예술의전당 ‘2020 교향악축제’ 개막 무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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