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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남 3인의 후쿠오카 렌터카 여행 ③

드디어 이번 여정의 최종 목적지인 북규슈 코어 도시 후쿠오카에 입성했다. 여행객 상당수가 기차 여행을 염두에 두고 하카타역 근처나 시내 중심지인 텐진역(왠지 중국 스멜~) 주변으로 숙소를 잡는 것까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감’이 잘 오지 않는 문제와 인원수 때문에 시내에서 비교적 가깝다는 지요겐초구치역 인근 에어비앤비 아파트를 2박 예약했다.

 

 

가격은 청소비, 수수료가 붙는 바람에 원래 가격보다 비싸져 1박에 8만원이 훌쩍 넘었다. 그래도 저렴하다, 베란다에서 흡연할 수 있다, 지하철 입구가 코앞에 있다...이런저런 이유를 갖다대며 꾸역꾸역 위안을 삼는다.

텐진역까지는 불과 3정거장이나 환승을 한 차례 해야 해서 아주 편리한 위치는 아니었다. 또한 외벽에 건물이름이 부착돼 있질 않아 네비를 켜고도 주변을 몇 차례나 뱅뱅 돌았다. 우편함에서 룸키를 꺼내 들어간 실내는 파티션 느낌의 여닫이문이 있는 침실(더블베드)과 거실(쇼파형 베드 비치), 욕실과 주방이 배치돼 3~4명이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주인과 연락이 잘 안 된다는 점. 에어비앤비 단점 중 하나다. 한국에서부터 몇 차례 e-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없던 주인은 렌터카를 주차할 수 있느냐는 메일에만 “No Parking”이란 짧은 멜을 신속히 보내왔을 뿐이다. 웬만하면 체크아웃 후 잘 지냈다는 메시지나 좋은 후기 평점 남기는데 다 패스해버렸다.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근처 편의점에서 도시락, 캔맥주, 김치, 안주, 음료를 어마무시하게 사와 지난 방콕 때부터 이어져온 ‘편의점 먹방’에 돌입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를 곁들여. 편의점 한끼는 머니머니 해도 Money가 저렴하고 푸짐해서 좋다. 특히 편의점 종주국이자 왕국인 일본 편의점 음식은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특히 도시락은 더더욱 그래서 국내 편의점들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배를 두둑이 채운 뒤 아파트 바로 앞 버스정거장에서 버스를 집어타고 밤마실에 나섰다. 텐진역까지 가는 노선이라 호쿠오카의 야간 풍경을 차창 밖으로 구경하다보니 어느 새 도착지다.

보통 어떤 도시를 어느 시간대에 접하느냐에 따라 첫인상이 좌우되지 않나? 밤에 만난 항구도시 후쿠오카는 애초 예상과 달리 꽤나 매력적이었다. 도심을 밝히는 대형 옥외전광판과 고층건물 숲의 불빛이 있으면서 한적한 맛도 있는.

 

 

낮밤으로 북적이는 도쿄나 오사카에선 꿈도 못 꿀 일인데 후쿠오카 시민들과 관광객의 보도 위 자전거 주행이 여유롭게 이뤄지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도시를 관통하는 나카스강 옆 산책로엔 피크닉족, 버스커들, 불금을 즐기려 유명한 야외 포장마차(야타이)촌으로 몰려드는 이들로 북적였다.

부담스럽지 않게 호객행위를 하는 한 군데를 찍어서 잠시 대기한 뒤 자리에 앉았다. 포차 천장엔 부착된 명함들로 빼곡, 한국인 명함도 수두룩했고 한국어 메뉴까지 있어 주문이 편리했다. 강바람을 맞으며 운치 있게 술과 안주를 먹는 즐거움은 있으나 실내 이자카야에 비해 가격은 비싼 편이었다. 명란의 산지답게 자주 등장하곤 하는 명란구이를 비롯해 오믈렛, 모둠꼬치에 아사히 맥주를 곁들여 간단히 후루룩~.

 

 

다시 텐진 메인거리로 이동. 실내 이자카야를 가야한다는 술먹방 강박에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우연히 시야에 포착된 ‘돈키호테’를 잠시 방문. 장바구니를 든 채 들소떼처럼 밀려드는 심야의 한국·중국인 쇼퍼들에게 깔려 죽을 것만 같아 후다닥 후진, 맞은편 술집 건물 중 지하층 업소로 직진했다.

길거리에 비치된 메뉴판과 실내 사진을 훑어보다보면 대충 필이 오게 마련이다. 괜찮다 싶었는데 굿 초이스였다. 칸막이 자리로 안내를 받아 양껏 먹으며 야타이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테이블에서 흡연도 할 수 있으니 세 스모커들에겐 파라다이스가 따로 없었다.

 

 

매장 입구 쪽에는 혼술족을 위한 바 테이블과 2인 테이블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어 혼족의 천국임을 다시금 실감했다. 그날도 조용히 사케, 나마비루, 일본소주를 마시며 주말 밤을 패는 나홀로 족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자정을 훌쩍 넘겨 더 이상 아무 것도 쑤셔 넣을 수 없을 상태가 돼서야 술집을 나섰다. 주말 밤인데도 서울과 달리 손쉽게 택시를 잡아 숙소로 향했다. 후쿠오카의 첫날 밤 스토리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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