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상승한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중소기업 사용자들과 편의점, 주유소 등 소상공인들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알바생이나 근로자들은 “그나마 생활에 숨통이 트였다”며 반색했다.

 

 

■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 “범법자 사장 늘 것” “장사 접으란 얘기”

IT계열 중소기업 대표인 A씨는 "다 죽으라는 결정이다.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은 늘지 않는데 지출만 계속 늘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화곡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는 "본사에 뜯기고 알바생 급여 주고나면 푼돈밖에 남질 않는다. 번화가가 아니라 일하려는 사람이 드물어 인건비는 더 많이 든다. 내년부터는 알바생을 두지 않고 가족들로 꾸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월계동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C씨 역시 “알바생보다 더 많이 일하고도 최저임금 정도도 가져가지 못하는 사장들도 많다. 자영업자들은 굶어 죽으라는 얘기”라며 분노했다.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은 “급증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범법자 사장이 늘 것”이라며 “가뜩이나 경기도 좋지 않고 경쟁 과열로 매출은 늘지 않고 있는데 장사를 접으라는 얘기”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들 상당수는 최저임금이 인상돼야 한다는 방향성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기업 경쟁력을 해치지 않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보전하는 범위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정부 대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근로자·알바생·노동단체 “인간다운 생활 위해선 시급 7530원도 적다”

영세 업체의 근로자, 아르바이트생, 노동단체 등은 “생활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 반기면서도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서는 16.4% 늘어난 시급 7530원도 적다. 더 급격한 시급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이모씨는 “자영업자들이 죽겠다고 엄살을 피우지만 사정이 생각보다 괜찮은 경우가 많다”며 “대폭 인상이라고는 하지만 겨우 1000원 정도 오른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영등포구 편의점에서 취업 준비와 편의점 알바를 병행 중인 김모씨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와야 한다”며 “높은 임대료와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 등으로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나 대기업의 횡포 등을 막아 해결할 문제이지 아르바이트생에게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 역시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될 경우 자영업자들이 비용 절감에 들어가면서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모습이다.

사진출처= YTN, KBS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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