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3’가 막을 내린 가운데 시즌3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인물이 우승팀 라포엠의 유채훈(32)과 준우승팀 라비던스의 존노(노종윤·29)다.

존노(왼쪽)와 유채훈

JTBC ‘팬텀싱어3’ 이전까지 알려진 적 없는 두 사람은 예선 때 각각 ‘일 몬도’와 ‘더 프레이어’를 부르는 순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 예감을 안겨주더니 프로듀서진과 시청자 팬들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최종 뛰어난 성적을 작성했다.

테너 포지션을 맡고,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두 사람은 비슷한 면이 많을뿐더러 서로 다른 개성을 자랑한다. 토종파인 유채훈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포항예고와 한양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해외 유학파 존노는 서울 금천구에서 태어나 고교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명문 피바디 음대와 예일대 음악대학원을 졸업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성악에 입문했다. 중학교 시절 교내밴드에서 활동하며 가수를 꿈꿨던 유채훈은 대학에 입학하며 본격적인 성악도의 길을 걸었다. 존노 역시 유년기 힙합음악에 매료돼 지내다가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고교시절 교회 남성중창단에 몸담으며 목회자를 꿈꿨으나 로마 교황청 미사 참석 및 파바로티 ‘네순 도르마’를 들은 이후 성악에 꽂혔다.

어려서부터 엄격한 성악 교육을 받은 게 아니라 타 장르 음악에 탐닉하다 이후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했기에 클래식 음악을 전공했음에도, 폭넓은 음악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유연하다. 타 장르 음악 시도, 창법 구사가 빼어나 선곡 및 리메이크와 매시업 등 프로듀싱 능력이 탁월하다.

공교롭게 최종 12인에 든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유채훈과 존노는 출발점부터 주목받는 화제의 출연자였음에도 듀오, 트리오, 4중창 팀으로 한 번도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스스로 팀을 꾸리거나 프로듀서들이 팀을 지정해줄 때조차 만난 적이 없을 정도다. 앞서 언급한 포지션과 능력 때문에 캐릭터가 겹침으로써 오는 불협화음이나 낭비 요소를 없애버리려는 의도가 은연중에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더불어 두 팬텀싱어의 팬카페 회원 수는 엇비슷하게 6000명에 육박한다. 팬들의 응원 및 지원 움직임은 매우 뜨겁고 활발하다.

두 테너는 자기만의 개성도 뚜렷하다. 레체로 테너로 분류되는 유채훈의 음색은, 아름답고 로맨틱한 리릭 테너인 존노에 비해 남성적이며 따뜻하고 인간미 넘친다. 극고음과 여린 음의 대조에서 서로 다른 색깔이 확 드러난다.

대학 졸업 후 팝페라 중창단의 멤버로 활동했고, 가요 코러스,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바 있다. 가요, 팝페라, 뮤지컬, 오페라 아리아를 두루 소화할 수 있으며 풍부한 감성과 빈틈없는 논리를 동원한 곡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좋다.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 자우림의 ‘샤이닝’이나 영화 ‘원스’의 주제가 ‘Falling Slowly’는 그런 장점이 여실히 투영된 무대였다.

존노의 청아한 음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처음 그의 노래를 접했을 때 ‘천상의 목소리’를 연상케 하는 동인이다. 고음역대를 소화할 때 워낙 몸을 잘 사용해 힘들이지 않고 ‘쑤욱’ 뽑아낸다. 이로 인해 리스너들은 시종일관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일종의 사기 캐릭터다.

가장 주목하게 되는 강점은 쿠바음악 ‘Tú eres la música que tengo que cantar’, EDM ‘Addieted to you’, 팝 ‘Another Star’ 등을 소화했을 때 드러나는 그루브와 스웨그다. 일반적인 클래식 성악가들에게선 발견할 수 없는 대목이다. 크로스오버 4중창단 멤버로서 필요한 필살기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공통분모와 이질적인 요소를 지닌 유채훈과 존노는 ‘팬텀싱어3’ 이후 최대 수혜자답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언론 인터뷰와 방송 출연, ‘팬텀싱어3’ 콘서트 등의 스케줄이 빼곡하게 채워지고 있다.

경연 무대를 떠난 프로페셔널 무대에서 두 사람이 이끄는 라포엠, 라비던스의 경쟁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두 팀 모두 ‘사상 최초(카운터테너, 국악인 멤버 포함)’ 타이틀을 내건 크로스오버 4중창 팀활동으로 K-크로스오버 파워를 세계 무대에 떨쳐나가겠다는 게 블루프린트다. 그래서 두 ‘심장’을 더욱 주목하게 된다.

사진=싱글리스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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