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자동차와 가구·가전 소비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채널 중에는 무인점포 소매점의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보험연구원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19일 'KIRI리포트'에 게재한 '소매 판매의 회복세와 경기부양정책 영향' 보고서에서 통계청 '서비스업동향조사'를 근거로 올해 4월부터 생필품 내구재와 승용차 소비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4월 승용차 소비는 작년 같은 달보다 20.8% 늘었고, 5월에도 26.9% 증가했다. 가구 소비도 올해 4월과 5월에 각각 24.0%와 32.1% 늘었다. 가전제품은 가구만큼은 아니지만 4월에 6.7%, 5월에 12.7%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제 종합 홈 인테리어기업 한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콕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가구 교체 및 추가 구입 움직임이 늘었다”고 전했다.

주방가구·가전업체 해피골 담당자 역시 “집밥을 해먹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오래된 주방가전과 용품을 바꾸거나 새롭게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상반기 매출이 애초 우려와 달리 오히려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반대로 신발 및 가방은 4월과 5월에 1년 전보다 29.5%와 13.6% 감소했고, 의복도 이 기간 각각 21.6%와 9.6% 줄었다. 화장품 소비도 4월에 22.8% 감소한 데 이어 5월에도 23.7% 줄었다. 밖에 나갈 일이 줄어들고, 각종 모임이 취소된 데다 경기불황 탓에 이들 제품 구매에 지갑을 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소비 동향은 승용차 세제 혜택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경기 부양책에 더해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대인 접촉이 줄어든 결과라고 이 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소매 판매점 중에는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면세점 소비가 4~5월에 50% 이상 격감했고, 백화점은 4월에 14.4% 감소했다가 5월에 감소 폭이 7.5%로 작아졌다.

반면 배달로 영업하는 무점포 소매점은 18.3%와 18.3% 증가했다. 슈퍼마켓 및 잡화점도 5월에 10.3%의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대형마트는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인접촉 기피 현상과 재난지원금 사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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