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서울 신림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플립'을 관람했다. 주말이라 만석인 덕분도 있겠지만, 상영 내내 관객석에서는 큰 웃음이 터졌고 극중 인물들을 응원하는 방청객같은 반응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플립'은 개봉 2주차를 맞으며 20만 관객 돌파를 앞뒀는데, 관객들의 이런 반응이 흥행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줄리랑! 브라이스는! 좋아한대요x2 ♬

'플립'은 이사 온 브라이스에게 첫눈에 반한 소녀 줄리 베이커(매들린 캐롤)와, 그런 줄리가 부담스러웠지만 왠지 모르게 점점 끌리는 브라이스 로스키(캘런 맥오리피)의 첫사랑 로맨스를 담아낸 영화다.

'플립' 상영관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볼 수 있었는데, 그중 20대 후반 이상의 관객들은 스크린 속 꼬마 커플의 풋사랑에 키득거리며 기특(?)해했다. 특히 줄리와 브라이스가 서로를 싫어하는 척하면서도 마음에 들어하는 장면에선 폭소하는 반응을 볼 수 있었다. 꼬마 커플을 보면 괜히 놀리곤 하는 영락없는 성인들의 모습이었다. 또한 이들 관객에겐 과거의 풋풋한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영화다. 

 

10대 공감 살 줄거리 

성인 관객들과는 또 다르게, 10대~20대 관객에게 '플립'은 지금 시기의 사랑에 대한 공감을 불러올 만한 영화다. '플립'은 학교와 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이들의 첫사랑을 다루면서도 점차 성숙해가는 성장 스토리 또한 담고 있다. 이 시기에 겪을 고민, 생각, 갈등 또한 함께 다뤘다.

 

무더위 날리는 산뜻 로맨스 

'플립'은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성인으로의 성장 없이 소년소녀의 러브스토리로 진행된다. 어린이, 청소년 배우가 부분적으로 출연하는 많은 영화와는 다른, 흔치 않은 설정이다.

무더운 여름엔 진한 로맨스보단 액션, 스릴러, 공포가 통하기 마련인데, '플립'의 경우 그 어떤 러브 신 없이 무겁지 않고 산뜻한 러브스토리로 '뽀송'한 기분을 만들어준다. 

 

재관람+첫관람 

'플립'은 2010년 작품으로, 북미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한국영화 팬들에겐 '인생 영화'로 등극해, 7년 늦은 지금 시점에 개봉하게 됐다. 

7년 늦은 개봉이니 다운로드를 통해 진작 본 누리꾼이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극장 관람만의 강점이 있다. 더 넓은 화면으로 느끼는 영상미와 또렷한 소리는 몰입도를 높인다. 수 년만에 재관람하는 느낌은 사뭇 색다르고, 반대로 '플립'의 유명세만을 들어왔던 관객은 정식 개봉을 맞아 극장을 찾고 있다.  

사진=팝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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