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IS와 난민으로 척박한 삶을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등 종교·민족문제가 첨예한 전세계 화약고 중동을 다룬 4편의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충격과 여운에 이어 자신을 돌아보고, 주위에 대해 환기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

 

■ 하늘이 기다려

지난 20일 개봉한 ‘하늘이 기다려’(감독 마리-캐스틸 멘션-솨아)는 IS를 택한 소녀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주인공 소냐(노에미 메랑)와 멜라니(나오미 아마제)는 전 세계에 테러를 자행해오고 있는 무장단체 IS에 합류하게 된 평범한 소녀들이다. 영화는 일상으로 서서히 스며든 IS의 존재와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의 모습을 사실적이고도 강렬하게 표현했다.

‘하늘이 기다려’는 뛰어난 각본과 연출력, 묵직한 메시지까지 갖춰 제54회 히혼국제영화제 베스트 장편 여성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토론토국제영화제 컨템포러리 월드시네마 부문과 도쿄국제영화제 월드포커스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또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받아 마리-캐스틸 멘션-솨아 감독이 내한, 관객과의 대화를 성황리에 개최한 바 있다.

 

■ 스페셜 포스: 블러드 마운틴

오는 27일 개봉하는 전쟁 액션영화 ‘스페셜 포스: 블러드 마운틴’(감독 알페르 카글러)은 터키 최정예 비밀 특수부대원들과 200명에 이르는 IS 테러리스트들의 전면전을 다뤘다. IS에 의해 벌어지는 참혹한 상황을 사실적이고도 강렬하게 묘사해 IMDb에서 네티즌 9만명으로부터 9.8점을 받았다.

터키 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제작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무기들은 터키군이 실제 사용하는 것으로 전투장면의 현실감을 더했다. 특히 극중 IS를 박살내는 ‘T-155 피르티나’의 베이스가 한국군 토종 자주포 ‘K-9’이란 사실은 대한민국 밀러터리 마니아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대한민국 육군의 명품 기술력을 비롯해 생생한 전투 묘사와 감동적인 드라마가 특징이다. 본격적으로 IS를 다룬 최초의 전쟁영화라는 점에서도 화제다.

 

■ 올 리브 올리브

지난 13일 개봉한 휴먼 다큐멘터리 ‘올 리브 올리브’(감독 김태일 주로미)는 이스라엘의 점령 아래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담아냈을 뿐만 아니라 더 낳은 삶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다. 민중의 세계사를 조명하는 김태일 감독의 3번째 작품으로, 평범한 한 가족이 일궈내는 끈질긴 삶의 풍경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위태로운 현실에서도 자유와 정의를 외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담당하게 다가온다.

개봉 2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전 세대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개봉관을 확대하고 있으며 각계각층 인사드리 참여한 특별한 GV로 열기를 지펴내는 중이다.

 

■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2013년 중동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랍 아이돌’에 출연해 팔레스타인 난민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 소년 무함마드 아사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스라엘과 분쟁으로 인한 암담한 현실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은 아사프의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겨줬다. ‘천국을 향하여’ ‘오마르’로 아카데미상 2회 노미네이트,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이 연출했다. 그는 “아사프의 노래는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 수 있었다. 이 영화는 희망의 이야기”라고 밝혔다. 기적 같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의 이색적인 영상미, 연기경험 전무한 순수한 아이들의 연기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8월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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