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혹은 연인과 여행 계획을 짤 때까지만 해도 예상치 못했다. 이 사람이 내 인생 최악의 여행메이트가 될 줄은...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게 없는 민폐 덩어리! 최악의 여행메이트가 되는 조건 그 네가지를 꼽아봤다.

 

 

1. 피곤충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지에 도착했지만, 피곤하다며 침대 위에 드러눕기부터 하는 메이트 덕에 당신의 여행에는 먹구름이 드리운다. 그래, 뭐 피곤할 수도 있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자게 놔두면 몇시간이고 계속 자서 나를 방치하는 메이트. 근데 귀신같이 밥때가 되면 또 벌떡 일어난다. 유명한 맛집에 가서 전투적으로 식사를 하는 친구에게 밥도 먹었으니 어디 나가서 좀 돌아다니자고 넌지시 말하면, 메이트는 금세 또 피곤하다며 숙소로 돌아가잔다. 정말이지 멱살을 잡고 짤짤 흔들며 묻고 싶다. 넌 밥만 먹으러 왔니? 이럴거면 도대체 왜 따라온 거야!ㅠㅠ

 

2. 고의적 의견 불일치

여행 가기 전 검색해서 찾아본 맛집이나 관광지에 가자고 제안했다. 메이트는 "음 거기는 시간낭비 같아" "별로 안 끌려"라며 다른데를 찾아보잔다.(그럼 니가 미리 찾아오지 그랬니) 들끓는 짜증을 억누르고 재빨리 검색해서 나온 다른 곳에 가자고 하면 메이트는 "음.. 그것도 그닥 안 끌리는데"라며 환장미 넘치는 대답으로 일관. 이쯤되면 나한테 일부러 시비 걸고 싶어서 이러는게 아닐까 싶다. 


3. 당당한 길치

길치는 죄가 아니나 당당한 길치는 죄가 맞다. 낯선 동네를 찾아가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지도만 붙잡고 서있을 순 없으니 현지인에게 물어보자고 하면 "아니야! 내 생각엔 여기가 맞는 것 같아. 일단 가보자."며 지 멋대로 홀라당 가 버리는 것. 막상 가자는대로 따라갔더니 이번에는 또 "길을 잘 못 든 것 같아. 여기로 오는 게 아니었나봐 어떡해ㅠㅠ"라고 징징. 결국 택시를 타서 교통비만 열배로 깨지게 됐다. 고오맙다.

 

4. 사진 못찍는 친구
여행을 가면 멋드러지는 배경에 단독사진을 찍는 건 필수. 내가 먼저 찍어준 메이트 사진은 완벽 그 자체. 다리가 길쭉해보일 수 있는 비율을 위해 사진 구도 열심히 잡아가며 찍어줬더니 인생샷 나왔다며 고맙다고 난리다. 

뿌듯해하고 있는 내게 "나도 찍어줄게!"라며 사진기를 가져가는 메이트. 예쁜 웃음 장착하고 한껏 포즈를 취하려는데 "다 찍었어!"라고 외친 메이트는 사진기를 돌려준다. 역시나, 돌려받은 사진기 속엔 구도를 대충 잡아 머리 커보이고 다리 짧아보이는 내가 애잔하게 포즈를 잡고 있다.

"........."

가만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메이트는 "야 내가 너 인생샷 찍어줬다. 완전 잘 나왔어!"라며 한 마디 보태 열을 돋군다. 다시는 너와 놀러오지 않으리........

 

 

사진출처 : petapixel.com, herpackingl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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