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모든 게 혜택이란다."(0112****), "니가 그 딸이니까 이미 나오고 있는거잖어. 온갖 헤택은 다 받아놓고서 뭔 소리래 이게"(kjus****), "나는 이런친구들이 '혜택 보고싶지 않았다' 이런말보다 '부모님께 감사하다' 라고 했으면 좋겠다. 전에 자진해서 방송나온거 자체가 혜택 이용한 거고 그로 인해 지금도 혜택보고 있는건데ㅎㅎ 본인 이미지 좋아지려고 개념없는 개념발언 하고있네"(qwas****)

최근 KBS 2TV 드라마 '7일의 왕비'에 출연한 아역배우 박시은의 인터뷰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박시은은 아버지 박남정의 혜택을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박시은은 2009년 SBS 예능 '스타 주니어쇼 붕어빵'으로 얼굴을 알렸고, 이후 '굿와이프' '육룡이 나르샤' '오만과 편견' 등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박시은은 캐스팅 혜택 논란에 이어 부족한 발성과 발음으로 연기력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연예인 자녀들의 연예계 진출은 이젠 흔한 일이 됐다. TV조선 '엄마가 뭐길래'에 이어 tvN '둥지탈출'에 출연 중인 최유성은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아버지 최민수(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 역)의 아역을 연기했다. 아버지와 같은 드라마 출연, 또한 해외에서 오래 거주해 한국어 발음이 뚜렷하지 않은 최유성의 캐스팅은 '아빠 빽'을 봤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엠넷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아이돌학교' 출연자 김주현 역시 비슷한 경우다. 김주현은 김흥국의 딸로, 채널A '아빠본색'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김주현의 '아이돌학교' 속 분량은 많지 않고 특유의 매력으로 호감을 사고 있지만, 실력이 뛰어나지 않고 치열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만으로도 특혜를 봤다는 반응이 많다. 

스타의 가족은 방송 출연만으로 '준 연예인'이 된다. 연예인 가족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의 증가는 해당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SBS '아빠를 부탁해' 조재현의 딸 조혜정, '엄마가 뭐길래' 황신혜의 딸 이진이 등도 논란에 올랐던 경우다. 

최근엔 '연예인 2세'보다 '연예인 금수저'란 표현이 자주 쓰인다. 부모에 의해 자식의 사회적 지위가 결정된다고 보는 '수저론'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학력, 취업, 생활수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격차를 느끼는 대중은 연예인 2세의 비교적 '쉬운' 연예계 진출에 반감, 박탈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의 부족한 실력은 대중의 화를 더욱 부추긴다. 또래 연예인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실력과, '부모의 혜택을 보고싶지 않다'는 말은 진정성 없게만 들린다.

과거와는 달리 싸늘해진 시선도 이를 보여준다. 연예인 자녀들의 예능 원조격인 MBC '아빠 어디가'로 호평을 받았던 김유곤 PD가 지난 15일 시작한 '둥지탈출'은 유명인 자녀들이 낯선 곳에 가서 살아보는 프로그램이다.

현 20대가 취업 및 생업을 걱정할 때 '둥지탈출'은 '자립심'을 기른다며 네팔로 떠난다. 여기에는 "굳이 연예인 자녀들의 자립심을 키우겠다는 이유가 뭐냐", "어차피 연예계 데뷔를 위한 프로그램 아니냐"는 반응이 넘친다. 시청자의 반감이 쏟아지는 데는 어린이에서 성인으로 출연자 연령대가 바뀌었다는 것 이상의 이유가 있다. 

사진=KBS 2TV '7일의 왕비', MBC '사람이 좋다', 엠넷 '아이돌학교' 캡처,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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