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최고 대목인 여름 시즌을 맞아 국산 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줄 야심작들이 속속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군함도’를 시작으로 8월 ‘택시운전사’ ‘브이아이피(VIP)’까지 관객들의 흥미를 톡톡히 자극할 대작 영화가 일찌감치 칼을 갈았다. 아직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은 2017년 극장가에 첫 대박 영화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천만영화의 조건

2003년 ‘실미도’가 첫 천만 관객을 돌파한 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등부터 지난해 ‘부산행’까지 국내 영화 14편이 천만 고지를 넘어섰다. 한 해에 한 번꼴로 소위 ‘대박’이 나는 것이다. 개봉시기와 작품성, 그리고 운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이를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되돌아볼 때 ‘천만영화’의 공통점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 역사적 아픔과 사회적 메시지 함유

천만영화 가운데, 6.25 전쟁, 일제 강점기 등 역사적 아픔을 공유하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건네는 작품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왔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암살’ ‘국제시장’ 등 작품들이 대표적이다. 한국 근대사의 처절함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 감동을 극대화시켰다.

또 ‘변호인’ ‘베테랑’처럼 기득권층이 자행하는 사회 부조리를 지적하며 현 시대까지 이어지는 공감을 자아내거나, ‘해운대’ ‘부산행’ 등 재난 상황에서 국가의 능력 부재를 꼬집는 작품도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 ‘믿고 보는’ 감독 & 배우의 티켓파워

대부분 천만 흥행 영화들은 관객의 흥미를 자극하는 감독, 배우의 존재감이 크게 작용했다. 송강호(‘괴물’ ‘변호인’), 황정민(‘베테랑’ ‘국제시장’), 설경구(‘실미도’ ‘해운대’), 전지현(‘암살’ ‘도둑들’) 등 이미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인정받은 배우들이 다수 출연해 관객들의 신뢰를 얻어 초반부터 전력질주 한 경우가 다수다.

또한 개봉 당시의 인지도를 기준으로, ‘실미도’ 강우석 감독,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감독,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해운대’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 ‘도둑들’ ‘암살’ 최동훈 감독, ‘베테랑’ 류승완 감독 등이 이미 검증된 연출력으로 관객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 ‘군함도’ ‘택시운전사’ ‘브이아이피’의 천만 가능성은?

올 여름 대목을 노리고 개봉하는 대작 ‘군함도’ ‘택시운전사’ ‘브이아이피’는 천만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영화다.

 

우선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의 강제 노역이 벌어졌던 군함도를 소재로, 탄탄한 고증과 아련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채비를 단단히 마쳤다. 더구나 ‘베테랑’(1341만4200명)으로 천만 맛을 본 류승완 감독이 이 아픈 역사에 자신의 특기인 액션 장면을 교묘히 가미해 오락영화로서 재미까지 톡톡히 갖췄다. 대형 배급사 CJ의 든든한 상영관 지원까지 뒷받침 될 것으로 보여 일찌감치 ‘천만 예정작’으로 불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천만 배우 황정민과 김수안을 필두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송중기,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이정현, 소지섭까지 전국민의 신뢰를 받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덕분에 개봉을 이틀 앞 둔 ‘군함도’는 현재 60%를 상회하는 예매율을 보이며 쾌조의 스타트를 예고했다. 러닝타임 1시간12분. 15세 관람가. 26일 개봉.

  

군함도와 일주일 차이로 정면 대결하는 ‘택시운전사’도 천만 요건을 충족시키는 작품으로 기대감을 환기한다. '화려한 휴가' '26년' 등 작품에서 흥행력을 인정받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삼아, 서울 택시기사 만섭(송강호)과 광주를 취재하러 가는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의 이야기를 그리며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의형제’(관객수 541만6829명) ‘고지전’(294만5151명) 등에서 탄탄한 연출력을 과시했던 장훈 감독이 힘을 준 작품으로 언론시사회 후 압도적인 호평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쌍천만배우 송강호와 유해진(‘왕의 남자’ ‘베테랑’), 세계적인 무비스타 토마스 크레취만까지 가세해 눈길을 끈다. 러닝타임 2시간17분. 15세 관람가. 8월2일 개봉.

  

8월 개봉 소식을 전한 ‘브이아이피’는 ‘신세계’ ‘대호’ 등을 연출한 이른바 ‘남자영화’ 스페셜리스트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북에서 온 VIP 김광일(이종석)의 뒤를 쫓는 경찰 채이도(김명민)와 VIP를 비호하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장동건)의 맞대결로 기대를 모은다.

흥행 공식으로 불리는 범죄 스릴러 장르에, 박훈정 감독의 특기인 누아르, 여름철을 공략하는 호쾌한 액션까지 흥행 장르 삼박자를 고루 갖췄다. 막강 티켓파워를 과시하는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과 차세대 스타 이종석까지 남성미 풀풀 풍기는 배우들의 케미로 남성 관객들을 타깃으로 삼아 천만 흥행을 노린다. 8월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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